독·영, 이스라엘 '옹호'…중동 국가들 "국제법 위반"
이란 테헤란 전경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에 대해 '공격과 보복의 악순환'이 중동 지역 분쟁을 확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은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EU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면서도 통제 불가능한 긴장 확대를 방지하도록 모든 당사국이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동맹인 독일, 영국은 이스라엘을 옹호하면서 이란에 추가 대응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정부가 이란의 군사시설을 정밀하고 표적화한 방식으로 공격했다고 통보해왔다"면서 "민간인 사상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졌기에 이는 추가 확전을 방지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숄츠 총리는 이란을 향해 "긴장을 격화시키는 대규모 대응이 영원히 계속될 순 없다.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 사태와 관련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1701호를 언급하며 "헤즈볼라가 리타니강 이북으로 철수해 그곳에서도 평화가 촉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6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701호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리타니 강 이남에는 헤즈볼라를 제외하고 레바논군과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UNIFIL)만 주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남태평양 섬나라 사모아를 방문 중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에 맞서 자위권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며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도 자제를 호소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이 자제력을 발휘하고 폭력을 멈춰 재앙적인 시나리오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은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은 앞서 이뤄진 이란의 공격에 비례하는 것이었으며, 미국은 보복 공격 과정에서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국영통신 SPA를 통해 낸 성명에서 "이란을 군사적 표적으로 삼은 행위는 이란의 주권과 국제법을 침해한 것으로, 이를 규탄하고 비판한다"며 모든 당사자가 최대로 인내를 발휘할 것을 요청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이스라엘을 강력히 규탄했고, 튀르키예는 외무부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만들어진 테러를 종식하는 것이 국제 안보와 평화를 구축하는 데 있어 역사적 의무가 됐다"고 비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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