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피하려 '군사 시설'만 타격한 듯
이란 "이스라엘에 비례적 대응" 예고
NYT "이란 언론, 사안 축소하려는 듯"
이스라엘 보복 공습이 마무리된 26일 오전 이란 수도 테헤란 하늘이 밝아오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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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에 연쇄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을 다시 끌어올렸다. 핵·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만을 정밀 타격한 점은 확전을 피하기 위한 '수위 조절'로 풀이되지만, 이란이 재보복을 예고한 만큼 갈등이 격화할 여지는 남아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영방송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3차례 공습으로 종료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도 성명을 통해 이란 작전을 완수하고 출격했던 전투기들이 귀환 중이라고 알렸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주변 군 시설을 1차로 타격했다. IDF는 1차 공습이 진행 중이던 오전 2시 30분 성명을 내고 "몇 달간 이어진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외부 공격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과 그 대리 단체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작년 10월 7일 이후 끊임없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자행해 왔다"고 비난했다.
IDF는 이후 테헤란 등에 2·3차 공습을 가한 뒤 이번 군사 작전을 마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에는 모두 100대 이상의 무인기(드론)와 전투기가 활용됐다"며 "공격은 밤새 이란 내 20여개 군 시설을 공격한 뒤 오전 5시쯤 종료됐다"고 전했다.
이란 국가방공본부는 이스라엘이 수도 테헤란과 남서부 후제스탄, 서부 일람 지방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또 "방공 시스템은 이 공격적인 움직임을 성공적으로 추적하고 대응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제한적 피해가 발생했다"며 "현재 이 사건의 규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아슈켈론에서 1일 바라본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이 이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모습. 아슈켈론=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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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번 보복 공습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 25일 만에 단행됐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 본토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바 있다. 이 공격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이스라엘이 암살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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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석유·핵 시설 공격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군사 시설만을 타격 대상으로 삼았다. 이란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확전을 막으려던 미국의 만류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對)이란 보복 공습 전 미국 백악관에 이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재보복을 암시했다.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 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취하는 모든 조치에 비례하는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자 이스라엘도 "(재보복에 나설 경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중동 확전을 꺼려 온 이란이 실제로 재보복을 감행할지는 불분명하다. NYT는 이란 측에서 공격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이란 공영 언론의 보도는 놀랍게도 신중하며, 이는 일어나는 일을 축소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며 "이란 언론은 공격을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묘사하고, 공격을 받은 장소를 모호하게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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