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구독자에게 약 74개 게임 제공
'GTA'부터 1만2000원짜리 '데드셀'까지 무료로
자체 IP 기반 AAA급 게임 개발은 종료 수순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요즘 가는 곳마다 얘기하는 ‘나는 솔로’. 바로 전날만 해도 “22기 옥순이랑 경수 봤어?”라는 말을 들은 터였다. 며칠간 연달아 저녁 미팅이 있었던 탓에 마지막화를 보지 못한 기자는 넷플릭스 앱을 켰다. 실수였다. ‘아차’ 하는 순간 손이 미끄러져 필름도 붙이지 않은 아이폰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심장을 부여잡고 스마트폰을 주워보니 멀쩡한 화면 속에 웬 게임이 눌러져있었다.
넷플릭스 앱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GTA 산 안드레스’ 플레이 화면(사진=김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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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눌린 게임은 ‘GTA 산 안드레스’. 학창 시절 컴퓨터실에서 선생님 몰래 하던 추억의 게임이었다. 넷플릭스에 게임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던 기자는 추억을 곱씹으며 앉은 자리에서 GTA를 약 2시간 가량 플레이해버렸다. 게임을 종료하고 난 뒤에는 보지 못했던 나는 솔로를 봤다. 넷플릭스에서 헤어나오기가 힘들어졌다.
지난 2021년부터 넷플릭스는 이용자 확보와 이탈 방지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등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해 개발한 게임은 물론, GTA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을 들여오기도 한다. 넷플릭스 게임은 첫 홈 화면에서 바로 찾아볼 수 있다. 기자의 경우 ‘시청 중인 콘텐츠’ 탭 바로 아래에 ‘모바일 게임’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은 약 74개다. GTA를 비롯해 △툼 레이더 리로디드 △고양이와 스프 △하데스 △소닉 프라임 대시 △풋볼 매니저 2024 모바일 등이다. 장르도 액션, 전략 등으로 다양하다. 게임을 하기 위해 다운로드를 누르자 애플 앱스토어로 연결됐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검색해도 앱이 나오기는 하지만 다운로드는 불가능하다. 넷플릭스 요금제 구독자만 이용할 수 있어서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유료 게임인 ‘데드셀’을 넷플릭스 앱에서 무료로 받아 플레이 중인 모습(사진=김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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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를 마치고 난 후 고른 게임은 ‘데드셀(Dead Cells)’이다. ‘갓겜’이라는 명성을 오랜 시간 들어온 작품이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려 1만2000원에 판매되는 탓에 쉽사리 다운로드를 받지 못했던 게임이었다. 넷플릭스 덕에 플레이해본 데드셀은 횡스크롤 방식의 도트 그래픽으로 과거 게임보이 시절의 향수를 떠오르게 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칼과 활, 방패 등 여러 무기를 활용할 수 있는 액션과 화려한 그래픽이었다. 상황에 따라 알맞은 장비를 골라 전략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특히 방패를 장착할 경우 ‘쳐내기(패링)’도 가능했다.
한 때 넷플릭스는 현재 제공 중인 모바일 게임을 넘어 AAA급 작품을 개발하기 위해 공을 들이기도 했다. 지난 2022년 ‘오버워치’ 총괄 프로듀서 출신 차코 소니를 영입한 데 이어 2023년에는 ‘헤일로’ 시리즈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낸 조셉 스테이튼, ‘갓오브 워’ 시리즈 아트 디렉터 라파엘 그라세티를 영입해 AAA 게임 개발 스튜디오 팀 블루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팀 블루를 폐쇄하고, 오리지널 IP 기반 게임 개발 또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게임 부문 재편을 통해 지트 슈로프 전 에픽게임즈 부사장을 게임 기술 및 포트폴리오 개발 부문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비용 절감을 위해 인원 감축도 진행했다.
넷플릭스가 약 4년간 게임 부문에 투자를 이어오며 약 100여개가 넘는 게임을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지 못한 여파로 보인다. 다만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있다면 여러 게임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플레이해 볼만 하다. 유명한 IP나 유료 게임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메리트는 확실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볼 영상이 없다면 넷플릭스 게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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