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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핼러윈 참사 잊었나...성수동 골목에 한꺼번에 인파, 행사 조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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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2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명품 브랜드 ‘프라다’ 행사에 수백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린 모습이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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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명품 브랜드 ‘프라다’ 행사에 수백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안전사고 우려로 행사가 조기 종료되는 일이 벌어졌다. 29일 핼러윈 참사 2주기를 앞두고 행사 기획사들의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수동 공연 시설 ‘캔디 성수’에선 24일 오후 8시부터 배우 김태리 등 유명 연예인이 참석하는 프라다 포토월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행사 전부터 연예인을 보려는 인파가 몰려들면서 일대가 혼잡해졌다. 오후 6시 40분부터는 경찰에 인파 사고가 우려된다며 질서 유지를 요청하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했다. 오후 7시 10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출동 당시 좁은 이면도로에 300여 명이 몰려있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버스와 승용차 간 경미한 접촉 사고도 발생했다. 오후 10시부터는 경찰 추산으로 700여 명이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비좁은 이면도로에 몰려들며 차와 인파가 뒤섞이는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됐다. 결국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는 오후 10시 45분쯤 조기 종료됐다. 변우석씨 등 연예인은 차량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인근에서 대기하다가 행사가 취소되자 귀가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관계자는 “주최 측도 사설 경비 업체를 써 안전 관리를 하긴 했지만 행사장 바깥에 대한 관리는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바깥에) 포토월을 설치했을 때 인파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상황에 대한 안전 조처가 미흡했다”고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인근에 시내버스 차고지가 자리한 데다 출퇴근길 교통량이 적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인파가 밀집되어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었다”며 “성동경찰서장과 각 기관 담당자와 회의한 끝에 브랜드 측에 자진 해 행사를 종료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공연’에 해당하지 않아 구청에 사전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동에선 지난 7월 유명 DJ를 보려는 인파 수천명이 몰려 압사 우려 신고가 빗발치자 공연이 도중에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에도 인파 관리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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