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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박철완의 마켓 나우] 로보택시가 첨단 휴머노이드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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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철완 서정대 교수·한국로봇산업협회 상근부회장


테슬라의 10일 로보택시 이벤트를 보고 ‘기대 이하’라는 시장의 평가가 많았다. 예고 없이 2부 세션에서 첨단 휴머노이드의 선두주자인 옵티머스 로봇이 등장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옵티머스가 ‘원격조종’됐다는 비난이 일었다. 사실, 이날 옵티머스는 ‘관제되지 않는(unsupervised)’ 상태는 아닌, ‘관제된(supervised)’ 상태로 사람·사물·주변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시연했다.

사용자가 첨단 휴머노이드를 통해 경험하는 복합적인 상호작용은, 다른 첨단 로봇의 경우와 급이 다르다. 가정에서 가사를 돕고, 일상에서 진화된 서비스에 종사하며, 제조·물류 현장에서는 첨단 산업역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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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테슬라 행사가 사실상 ‘최초의’ 첨단 휴머노이드 시연이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로보택시 자체가 하나의 첨단 휴머노이드라는 것. 로보택시와 옵티머스는 기술적으로 매우 유사한 특성을 공유한다. 위상수학에서 도넛과 커피잔을 ‘동류’로 간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첫째, 둘 다 4680 중대형 원통형 단위 전지로 만들어진 배터리팩을 전원으로 사용한다. 둘째, 둘이 움직이고 작업할 때 동일한 메커니즘에 의존한다. 바로 360도 카메라를 이용한 이미지 센서 기술이다. 셋째, 양쪽 다 ‘종단간 신경망’ 방식으로 제어한다. 넷째, 같은 데이터 센터에서 학습하며 차근차근 ‘관제’ 모드에서 시작하여 종국에는 ‘비관제’ 모드를 지향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100% 전동화된 첨단 휴머노이드는 전통적인 로봇 산업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미래차 산업에서 불쑥 튀어나온 ‘로봇계의 이단아’라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테슬라와 같은 사례가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 등에서도 속속 실증돼 나오고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현대기아차가 첨단 휴머노이드를 먼저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중 어디에서 첨단 휴머노이드에 먼저 안착하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현대기아차’라고 답한다면, ‘현대기아차가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호사가들이 덧붙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현대기아차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E-아틀라스와는 또 다른 길로 로봇 개발에 뛰어든 지 오래다. E-아틀라스는 E-아틀라스고, 현대기아차는 현대기아차인 셈이다.

미래 예측에는 시나리오가 여러 개 필요하다. 배터리 전기차(BEV) 기술,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가 결합해 완전 전동화된 첨단 휴머노이드의 시대가 개화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시나리오에 베팅하는 투자자와 전문가도 꽤 많을 것이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한국로봇산업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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