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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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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첫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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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4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우리는 대원칙으로서 살상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빈 방한 중인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러·북 협력에 기해서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다면 저희가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건 처음이다. 지난 22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 뒤에 나온 “단계별 시나리오를 보면 방어용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 있고,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마지막에 공격용까지도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발언보다 한층 선명해진 표현이다.



‘반러 연대’ 폴란드 대통령 만나 북·러에 경고'



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두다 대통령 부부와 함께 걷고 있다. 윤 대통령과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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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그리고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며 “특히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두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폴란드가 가진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과 러시아의 침공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북한군의 파병을 공식 확인함에 따라 북·러를 향해 최대한의 압박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우크라이나 지원과 반러 연대에 앞장서 온 폴란드 정상과 만난 자리에서 말을 꺼낸 것도 상징성을 더했다.

지난 4월 윤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국제사회에서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하는 경우를 전제로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무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한 셈인데, 이날 발언은 정부가 북·러가 이미 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본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정부는 당분간 “단계별 조치”의 모호성을 유지한 채 북·러의 차후 행동을 주시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미국과 관련 사항을 서로 공유·조율해 왔다”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의 국빈급 공식 방문에 대한 답방이자 11년 만의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이다. 양국은 이날 2022년 442억 달러(약 60조원)규모로 체결한 K2전차, 천무 등 수출 총괄계약의 원활한 이행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살상무기 우크라이나 지원을 시사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쟁조장’ ‘신북풍몰이’로 규정하고 25일 오전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연다.

허진·박현주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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