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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국방부 장관 “북한군, 파병 아닌 총알받이 용병” [2024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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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 얼마 안된 어린 군인 투입

“러 군복으로 위장… 작전권도 없어”

韓 우크라 파병 놓고 설전 일어

與 “안보 위협” 野 “정치화 안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4일 러시아를 돕기 위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해 “파병이 아닌 ‘총알받이 용병’”이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의원의 북한군 파병 현안 보고 요청에 “파병이 아니라 용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한마디로 김정은이 자기 인민군을 불법침략 전쟁의 총알받이로 팔아넘긴 것”이라며 “독재 정권을 유지하고 공고히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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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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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또 “이런 게 들통날까 봐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쉬쉬하는 상태에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통상 파병을 하면 그 나라의 지휘체계를 유지하고 군복, 표식, 국기를 달고 자랑스럽게 활동한다”며 “북한은 자기 나라 군복이 아닌 러시아 군복으로 위장하고 러시아군 통제하에 작전 권한도 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군인들이 주로 전쟁에 투입됐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 출신 與의원 “파병 북한군 폭격하자” 문자 논란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도 이날 국정감사에서 “사진으로 봤을 때는 체격도 왜소하고 얼굴도 굉장히 앳된 거 같은데 국방부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라고 묻자 김 장관은 “형식적으로는 11군단 폭풍군단 위주로 편성이 됐다고 정부에서 발표했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과연 그 병력인지 아니면 다른 병력을 대체해서 옷만 바꿔입은 것인지는 확인이 좀 제한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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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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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정감사에서는 3성 장군 출신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낸 “우크라이나군과 협조해 파병된 북한군을 폭격하자”는 문자 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데일리가 포착한 한 의원의 휴대전화에서 그는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신 실장에게 보냈다.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대답했다. 또한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도 필요하지 않을까요“라는 한 의원 메시지에 신 실장은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우크라이나에 우리 군 인력을 파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관련 정부 입장에 대한 설전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다는 민주당 이용선 의원 지적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를 돕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하고 이해관계가 없다고 말씀하느냐”며 “대가 없이 (파병이) 이뤄지는 것이 아닐 것이며, 결국 우리 안보에 위협 요인으로 돌아올 텐데 손 놓고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제공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참전으로 간주될 수 있지 않으냐는 이 의원의 물음에는 “논리적 비약”이라 일축했다. 또 “강력한 대응 방침을 표명해 철수를 종용하고 추가 파병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민주당은 “안보의 정치화로 정권 안보가 지켜진다는 믿음을 버리라”며 대북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이날 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대북 전단 풍선을 통제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최근 북한 파병에 관해서도 부 의원은 “강력 규탄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윤석열 정권이 단계적 대응 운운하면서 살상 무기 지원, 군 요원 파견 등을 기정사실로 하는 것은 남북한이 타국 전장에서 대리전을 하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이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장병들에게 식사 제공 등을 약속하며 투항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푸틴(러시아 대통령) 정권을 위해 파견된 인민군 장병들에게 호소한다. 외국 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지 말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수십만 러시아군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밝혔다. 또한 한글로 제작한 홍보 동영상에서 포로를 위한 따뜻하고 밝은 수용시설과 하루 세 끼 고기와 신선한 야채 빵이 제공될 것이라며 북한군을 회유했다.

구현모·정지혜·박영준·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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