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지연·밀행성 훼손 우려에 형평성 문제 지적…야당 형사소송법 개정안
법무부 청사 |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법무부가 야당이 추진 중인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에 대해 국회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수사 지연과 밀행성 훼손, 법관 재량에 따른 형평성 문제 등을 근거로 지난달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법무부는 의견서에서 압수수색영장 심문기일을 별도로 지정하고 사건관계인들이 법정에 출석하거나 출석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수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수사 상황이 유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과 여건이 조성돼 증거 인멸이나 사건관계인 회유·위해 등의 '사법방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도 담겼다.
법무부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판사의 재량에 따라 심문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을 꼽았다.
사실관계나 법리가 복잡한 '화이트칼라 범죄' 사건의 경우에만 심문 기회가 부여될 가능성이 높아 빈부 격차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심사 여부가 달라지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법관이 영장을 기각할 때 적어놓는 의문 사항만을 갖고도 충분히 보완 수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복범죄 가능성 등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전심문제를 도입할 실익이 크지 않다고 봤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소법 개정안은 압수수색영장의 발부 과정에 대면심리 절차를 도입하고, 전자정보의 압수수색 집행 과정에서도 선별 압수 원칙과 당사자의 절차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개정안에는 "압수수색영장을 청구받은 판사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영장의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심문기일을 정해 영장을 신청 또는 청구한 수사기관을 심문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사전심문제가 수사의 밀행성에 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영장에 구체적 집행계획을 적어야 한다는 개정안 내용에 대해서도 "현장 상황에 대처하기 곤란하고 불완전한 압수수색으로 실체적 진실 발견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찰청 역시 피의자 도주 우려가 있고 대면심리 요건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근거로 신중검토 의견을 냈다.
반면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광범위한 압수수색으로 인한 피의자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의 입법취지에 공감한다"며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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