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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열병식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에 북한 병력이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확인하면서 대응에 시선이 쏠립니다.
나토가 그간 신중론을 고수하면서도 북한의 파병이 확인된다면 '중대 긴장 고조'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구도에 중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방문 중 기자들에게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파병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파병을 발표한 지 닷새 만입니다.
미 국무부는 전날까지만 해도 한국의 정보를 불신하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자체적인 평가를 거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날 오스틴 장관 언급을 고려하면 파병 여부 확인을 위한 '자체 평가'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오스틴 장관의 발언 약 두시간 뒤 나토도 "동맹국들이 북한의 러시아군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나토 주축인 미국이 구체적인 관련 정보를 나토 회원국들과도 공유하면서 입장 정리가 이뤄진 셈입니다.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보낸 서면 입장문에서 "북대서양이사회(NAC)가 곧 한국(대표단)에 브리핑받고 추가 논의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보 공유를 위한 대표단 파견을 요청했으며 대표단이 내주 초 나토를 방문한다고 전날 전했습니다.
미국, 나토 모두 파병의 '목적'을 확인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당사국 외 제3국의 첫 병력 참전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나토는 우선 무기 지원을 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토는 지난 7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와 훈련을 조율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안보지원·훈련'(NSATU)이라는 명칭의 새 협의체를 출범해 이미 가동 중입니다.
한국이 북한 파병에 공격용 무기까지 공급할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나토가 한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토는 그간 살상무기 지원을 둘러싼 한국 내 민감한 여론을 고려해 한국에 직접적 요청을 자제해왔습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앞으로 단계별 시나리오를 보면서 방어용 무기 지원도 고려할 수 있고 그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마지막에 공격용(무기)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U는 미국 행보에 발맞춰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부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방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요구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연일 북한의 파병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하면서 자체 확보한 구체적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모든 파트너가 이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패트리엇 등 방공체계 추가 지원을 비롯해 미국, 영국에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해달라고 호소해왔습니다.
북한의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기로에 놓이면서 유럽에서 맞파병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다만 나토가 일관되게 '나토는 전쟁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파병에 선을 그은 데다 회원국간 견해차가 크고, 러시아와 직접 충돌을 피하려 하는 만큼 실제 파병 가능성은 현재로선 작다는 쪽으로 전망이 기웁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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