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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단독] '지방 소각' 수도권 쓰레기…연간 3만 5,000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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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노원구에서 나온 생활쓰레기 가운데 수천 톤은 멀리 충남 천안까지 가서 처리됩니다. 또 경기도 평택에서 배출된 쓰레기의 일부는 전북 익산으로 옮겨집니다. 소각장은 새로 짓지 못하고 수도권 안에서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어서, 지방의 민간소각장으로 쓰레기가 이동하는 겁니다. 이런 쓰레기가 해마다 3만 5천 톤이나 된다는 사실이, 전수조사를 통해 처음 드러났습니다.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23일) 새벽, 경기 고양시의 쓰레기 집하장.

덤프트럭이 들어서더니, 생활쓰레기를 한가득 싣곤 어디론가 출발합니다.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충청북도에 있는 민간폐기물처리업체의 소각장.

원래는 공장이나 건설현장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인데, 보시는 것처럼 경기도 고양시의 종량제 봉투도 함께 처리되는 걸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공공 조달 서비스인 '나라장터'에 공시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의 쓰레기 처리 입찰 내역 3년치를 전수분석해봤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자치단체들이 지방 민간소각장에 보낸 생활쓰레기가 연평균 3만 5천 톤에 달했습니다.

경기 평택, 화성시가 가장 많이 지방으로 보냈고, 받은 쪽을 보면, 충남 천안과 강원 원주시로 간 쓰레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수도권 기초단체들은 관내 공공소각장에서 쓰레기를 우선 처리한 뒤, 넘치는 물량은 인천에 있는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일회용 쓰레기가 급증했고, 인천 매립지의 반입 규제마저 강화되자 지방의 민간소각장으로 눈을 돌린 겁니다.

[이용우 의원/국회 환경노동위 : 2026년부터 직매립 금지에 따라서 소각 시설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쓰레기 (지방) 이동을 통한 꼼수가 대책 마련을 더디게 하고요.]

지방의 민간처리업체는 처리 수입을 올린다지만, 해당 지역 주민 입장에선 소각에 따른 환경오염의 부담만 떠안는 셈입니다.

[이상호/천안아산환경연합 활동가 : 쓰지도 않은 쓰레기를 우리가 처리를 한다고 하면 그건 남의 집에 쓰레기 갖다 버리는 거랑 똑같잖아요.]

'쓰레기는 발생지에서 처리한다'는 원칙을 명시한 새 폐기물관리법은 오는 12월 시행될 예정입니다.

타 지자체로 쓰레기를 보내면, '반입협력금'을 물도록 바뀌는데, 민간소각장을 이용한 경우엔 과금이 3년간 유예돼, 입법 취지가 퇴색했단 논란도 커집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조수인)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j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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