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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철도역 터에 초고층빌딩·아파트 … 용산·영등포·신촌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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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철도 지하화 ◆

매일경제

서울시 '지상 철도 전 구간 지하화' 계획의 핵심은 역사·역세권 복합개발이다. 서울시(시장 오세훈·사진)는 철도를 지하화한 후 역사 용지(171.5만㎡)는 업무·상업·문화시설 등으로 복합개발해 사업비를 조달하고, 선로 용지(122만㎡)는 대규모 선형 녹지공원으로 조성한다는 '투 트랙 개발'을 들고 나왔다.

역사 용지를 종상향한 후 고층 복합개발을 통해 개발이익을 환수해 25조6000억원에 달하는 지하화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것이 핵심이지만 사실상 고갈되다시피한 서울 도심 내 주택용지를 확보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지하화한 철도역 상부에 주택을 조성하게 될 경우 토지비 등을 절감하면서 초역세권에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역사를 제외한 철길이 지나는 선로의 경우 복선 구간 등 비교적 넓은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좁고 기다란 '선형'이라 주변에 판매할 수 있는 땅이 많지 않다. 아울러 기존 철도 주변은 이미 주택과 건물 등이 밀집한 곳이 많아 이들까지 수용해 개발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점도 상부 공간 대부분을 '연트럴파크'와 유사한 숲길과 공원으로 쓰겠다고 발표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일본 등은 철도 지하화를 차량기지 주변 단거리 구간(2~5㎞)에서만 주로 진행했다. 정성봉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전체 선로를 포함한 대규모 철도 지하화는 해외에서도 쉽게 추진하기 어려웠던 프로젝트"라며 "성공한다면 주변 교통과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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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공식 발표한 철도 지하화 추진 구간은 도심 중앙 '서빙고역'을 기준으로 경부선 일대와 경원선 일대 등 총 2개 구간의 6개 노선이다.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 일부(효창공원앞역∼서빙고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 노선이다.

이 구간에 위치한 철도역은 39개에 달한다. 시는 역사와 주변 철도 용지 지하화를 통해 생기는 개발가능한 땅이 104만1000㎡로 추산된다며 매각을 전제로 복합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 오피스와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을 함께 짓는 복합개발을 추진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거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역세권을 일반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개발업계에서는 구로역, 신도림역, 영등포역, 용산역, 서울역(남부·북부), 신촌역 등이 거점역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용적률 1500% 이상(100층 안팎)의 초고밀 개발도 가능한 '한국형 화이트존(입지 규제 최소 구역)'인 공간혁신구역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개발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공간혁신구역 제도와 철도 지하화, 복합 터미널 개발 등 다른 정책 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39개 역 중 가좌역, 서빙고역, 오류동역, 석수역, 도봉산역, 효창공원앞역 등 7개 역은 지상으로 유지된 채 개발된다. 그동안 강력한 지하화 대상지로 꼽혔던 수색역과 차량기지 일대는 제외됐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수색역은 물동량이 많아 지하화가 어렵고 개발 이익을 감안해 가좌역에서 지상으로 진·출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구상은 강남 개발과 서울 뉴타운 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도시 대개조 사업이 될 전망이다. 철도 지상 구간은 서울에서만 15개 자치구를 지난다. 특히 서울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구로·금천·영등포구)과 동북권(동대문·강북·도봉구)을 관통하고 있어 서울의 균형 발전을 위해 철도 지하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도심에서는 서울역~용산역 구간이 대표 수혜지로 꼽힌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 재개발과 맞물려 진행되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용산역 주변과 용산역~삼각지역, 서울역~남영역 구간의 경우 분리된 양쪽이 연결되면 용산공원 접근성 향상,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연계 활용도 측면에서 개발 가치가 매우 뛰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계획은 25일 국토부에 선도사업지로 제안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와 건설업계에서는 땅값이 비싸고 용산과 연계 개발이 가능한 경부선이 선도사업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동우 기자 / 황순민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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