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3 (수)

“여기가 한국이야, 외국이야?”…서울 시내에 있는 저 폭포 정체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생샷 글로벌 성지’ 홍제 카페폭포 가보니
낙후된 창고 공간 활용해 글로벌 관광명소로 재탄생
틱톡 등 SNS에서 관련동영상 누적조회 3천만회 돌파
작년 4월 카페 개장 후 약 1년 반만에 방문객 140만명



지난 22일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주룩주룩 내려 우울함에 사로잡힐 찰나, 눈앞에 신비한 광경이 들어왔다. 기암괴석 사이로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져 나오고 바위 사이사이로 얼굴을 드러낸 푸른 나무들은 강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폭포 맞은편에 있는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하면서 우렁차지는 않지만 마음을 비우게 하는 폭포의 평온한 울음소리를 따라 자연스레 나만의 시간에 빠져든다.

서울시 서대문 홍제폭포 맞은편에 있는 ‘카페폭포’가 지역주민에게는 힐링의 장소로,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에는 인생샷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에서 산 지 20년이 넘었건만 이런 폭포가 서울에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됐으니 내 주변에 너무 무심한 것 아니냐는 자책감이 들 정도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홍제폭포는 2011년 홍제천 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됐으며 높이 25m, 폭 60m 규모로 자연폭포라고 느낄 만큼 그 자태가 아름다웠다.

그러나 폭포를 바라볼 수 있는 맞은편 공간에 지금 카페이자 쉼터로 운영 중인 ‘카페폭포’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홍제폭포의 아름다움은 상당히 반감됐다. 당시 그 공간에는 높은 철제 슬레이트로 둘러싸인 창고가 들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가 밑이라 어둡다 보니 서울시민들이 폭포 앞에서 여유롭게 ‘폭포멍’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

매일경제

카페폭포 설치 전과 후의 모습. 서대문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와 서대문구는 탁 트인 물가에서 자연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수변공원을 만들자는 데 공감하고, 홍제폭포 재단장에 나섰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서울시 수변감성도시 1호 사업인 동시에 대표적인 우수사례로 꼽히는 ‘카페폭포’이다. 서대문구는 고가 밑 낙후된 공간이었던 주차장과 창고를 정비하고 카페를 조성함으로써 폭포와 함께하는 감성적인 힐링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작년 4월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한 카페폭포는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미 ‘인생샷 성지’로 인기가 높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해외 SNS에서 관련 동영상의 누적 조회수가 3000만회를 기록했고, 개장한 지 약 1년 반 만에 누적 방문객 140만명과 누적 매출액 20억원을 달성하는 등 한국에 왔다면 한번은 들러야 하는 소로 자리매김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한국을 방문한 한 외국인 관광객이 홍제폭포를 찾아 틱톡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면서 귀띔했다.

매일경제

홍제폭포를 배경으로 한 SNS 인생샷. 서대문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구는 몰려드는 외국인 관광객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서대문 관광 안내소’를 카페폭포 옆에 설치하고 다국어가 가능한 통역사를 상시 배치했다. 또 카페폭포를 찾는 내외국인 방문객들의 편의 향상을 위해 인접한 구 부설주차장을 확장해 ‘홍제폭포광장’을 조성했다. 카페폭포 인근에 조성된 ‘아름인도서관’에는 2100여 권의 단행본과 전자책 독서용 태블릿을 함께 비치해 방문객들이 폭포 맞은편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매일경제

서대문 카페폭포. 서대문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4월부터는 카페폭포 앞 수변 테라스에서 청년음악인들이 매월 정기 미니콘서트를 펼쳐 시민 관객의 많은 호응을 받았으며 다양한 주제의 전문가 강연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카페 2층을 증축함으로써 꾸준히 상승하는 방문객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구는 이곳에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강연회와 예술공연을 여는 등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서 문화 공간으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카페폭포 수익금은 지역사회에 환원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구는 ‘카페폭포 행복장학금’을 조성해 올해 5월 중고교생과 대학생 60명에게 총 1억원을 지급했으며 이달 말에도 1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더 많은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다가오는 겨울철을 맞아 카페폭포는 다시 한번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선 수변 테라스 내에 동절기 특화공간을 설치 운영할 예정으로, 독창적인 온실 공간을 통해 많은 방문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트리와 경관조명 설치를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카페폭포를 사계절 언제나 방문할 수 있고 다시 찾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는 복안이다.

매일경제

서대문 황톳길. 안병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홍제폭포 인근에 있는 안산 ‘황톳길’, 화려한 꽃들로 만발한 ‘연희숲속쉼터’ 등도 가볼만하다.

특히 황톳길은 작년 8월 개장해 누적 방문객이 61만명을 넘어섰다. 황톳길은 길이 550m, 폭 2m이며 세족시설과 쉼터, 황토족탕, 황토볼이 설치되어 있다. 겨울에는 전국 최초로 황톳길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온실하우스가 설치되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언덕 위에 있는 황톳길에 방문하기가 어려운 노약자 등을 위해 지난 2월 초부터는 안산 황톳길에 정차하는 ‘서대문 명소 순환 셔틀버스’도 무료로 운영 중이다.

황톳길이 전국 지자체의 관심을 받고 시민들의 호응도 높아지자, 지난 6월에는 서대문구 천연동에도 황톳길 800m 구간을 새로 만들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