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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한강 '채식주의자'는 19금?…청소년 유해물 지정에 1만명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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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도서관 비치 안 돼" 전학연 주장

'채식주의자' 비치 두고 국정감사도 이어져

학부모 단체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을 두고 "청소년 유해 매체물은 전국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2일 전학연은 이날 낸 성명에서 "한강 책을 읽은 사람 중에는 '어른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대단히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한강 저서를 읽어보지 않은 국민 대부분은 실제 작품의 내용은 알지 못하면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소식만으로 대단히 기쁜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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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광화문광장 책마당 행사장에 노벨문학상 한강의 소설책이 놓여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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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연이 '문제 도서'로 들고 나선 책은 '채식주의자'다. 이들은 해당 책에서 형부와 처제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내용 등이 나오는 것을 언급하며 "이런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전국의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학부모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청소년 유해 매체물 심의 기준에는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이거나 음란한 것'이 포함돼있는데, 이에 따라 '채식주의자'가 청소년 유해 매체물에 해당한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전학연은 "누가 보아도 청소년 유해 매체물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미성년인 초·중·고등학생에게 권장하는 것이 말이 되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또 "'19금(청소년 관람 불가) 성인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해 청소년 관람 가능 영화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도서에도 연령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전학연은 '채식주의자'가 초·중·고 도서관과 공공도서관 아동·청소년 서가에 비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이들에 따르면 시작 하루 만인 이날 오후 7시 기준 개인 1만474명, 단체 195개가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전학연 관계자는 "서명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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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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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들은 지난 17일 취임한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을 향해선 '채식주의자'를 끝까지 읽어보았는지, 그리고 미성년 손자·손녀가 있다면 과연 필독 도서로 추천하고 싶은지 공개적인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와 산하 시·도 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를 향해 '채식주의자'를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 '채식주의자'가 공공도서관 아동·청소년 서가에 비치되지 않도록 바로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채식주의자'의 학교 도서관 비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경기도 한 학교 도서관에서 '채식주의자'가 성 묘사 문제로 폐기된 사례를 놓고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채식주의자'를 읽어봤는데 아주 깊은 사고 속에서 쓰인 작품"이라면서도 "책에 담긴 몽고반점 관련 등의 부분에서는 학생들이 보기에 저도 좀 민망할 정도의 그렇게 느끼면서 읽었다"고 말했다. 이에 국감장에선 "시대착오적 도서 검열" 등과 같은 비판이 나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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