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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루스벨트와 헤밍웨이도 즐겨 입던 의류 브랜드 전(前) 수장, 남성 모델 성 착취 혐의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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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남성 모델 성착취 혐의로 22일 체포돼 기소된 마이크 제프리스 전(前) 아베크롬비 앤 피치 CEO./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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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의류브랜드 아베크롬비 앤드 피치의 전(前)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제프리스가 남성 모델 성 착취 등의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제프리스는 아베크롬비를 이끄는 동안 자신이 가진 권한을 배경 삼아 남성 모델에게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수만 15명에 이른다.

22일 미국 뉴욕동부지검은 플로리다주(州) 웨스트팜비치에서 제프리스를 체포하고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제프리스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남성 모델들에게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열린 ‘섹스 파티’에 참석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이 파티는 미국 뉴욕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모로코 등지의 호텔에서 열렸다. 피해 남성들은 제프리스가 아베크롬비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고 제프리스의 지시에 따랐다고 한다. 이날 검찰은 제프리스와 함께 공범 두 명도 함께 기소했다. 이 중 직원 제이콥슨은 파티에 참가할 남성을 모집하고 면접을 봤다고 한다.

아베크롬비는 원래 미국을 대표하는 캐주얼 브랜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즐겨 입었다. 그런데 제프리스가 수장을 맡은 뒤부터 브랜드의 성격이 확 바뀌었다. 제프리스는 1992년부터 아베크롬비의 수장을 맡았다. 당시 이 브랜드는 적자를 내고 있었는데 제프리스가 들어온 뒤 상의를 벗은 근육질 남성 모델을 동원해 노출 이벤트를 벌이고, 매장을 클럽처럼 꾸미기도 하는 전략을 폈다. 동양인을 희화화하며 인종차별 논란도 일으켰고 “외모가 괜찮은 사람만 우리 옷을 입기를 원하고 우리 회사에는 뚱뚱한 사람을 위한 곳은 없다”고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회사는 미국에서 가장 혐오 받는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경영상 문제를 겪었고 결국 제프리스는 2014년 회사를 나왔다.

2017년 프랜 호로비츠라는 새로운 CEO가 취임한 아베크롬비는 대대적인 변혁을 시도했다. 매장을 밝게 바꾸고 다양한 사이즈의 옷을 팔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올해 2분기 매출이 11억3397만달러(약 1조5000억원)로 역대 최고 매출을 갈아치우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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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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