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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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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우크라 공격무기 지원도 검토…북 “버릇 나쁜개”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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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친러시아 군사전문 채널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인공기가 등장했다며 공유한 사진.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텔레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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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말한 ‘러·북 군사협력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는 러시아의 행동에 따라 수위를 높여가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라고 정부 소식통이 22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기본 전제는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 독자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에 미국·일본·호주·유럽연합(EU) 등 동맹·우방을 중심으로 유사 입장국들이 공동 대응하는 형식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곽이 드러난 건 우크라전에서 러시아에 맞서는 구심점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실효적 협력 강화다.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에 군 관련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북한군의 대규모 파병이 현실화하면 우크라이나가 생포한 북측 포로 심문 또는 북한군 관련 첩보·동향 분석을 지원하는 한국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표단 구성과 관련해선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고 구체화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에 “단계별로 공격용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의 전투 병력 파병에 따른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 대응 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마르크 뤼터 나토 신임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나토 전장정보수집활용체계(BICES·바이시스)’ 가입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바이시스는 나토 본부에 소재한 바이시스 운영그룹(BGX)이 운용하는 전산망으로, 이를 통해 나토 회원국은 원격으로 군사기밀을 공유한다. 바이시스에 가입할 경우 북·러 간 불법 군사협력 등 우크라이나전과 관련한 핵심 정보를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북·러 간 무기·인력은 물론 기술 이전 동향 등을 보다 면밀히 감시하고 추적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폐지된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의 기능을 이어받아 최근 출범한 다자제재모니터링팀(MSMT)도 첫 표적으로 북·러 간 동향을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최후의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이는 수십 년간 유지해 온 대러 정책의 대전환을 의미하는 파급력 큰 대응이다. 정부에서는 러시아가 북한에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걸 넘어선 안 될 선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2일 담화에서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면서도 ‘특수부대 파병설’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김여정은 “핵보유국을 상대로 감행한 군사적 도발 사례는 최근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미친 것들을 제외하고는 없을 것”이라며 “서울과 끼예브(키이우) 정권의 정신 나간 것들이나 할 짓”이라고 했다. 이어 “핵보유국들을 상대로 뒷수습이 불가능한 어이없는 망발을 함부로 내뱉는 객기 또한 서울과 끼예브는 판에 박은 듯 꼭 닮았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이 담화에서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동시에 거론한 것에 비춰볼 때 최근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의 ‘북한군 1만 명 참전 공개’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여정은 특수부대 파병 여부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평양 무인기 사태를 끌고 오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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