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연금 적립률 역대 최고...주가 및 금리 상승에 탄력

2019년 60% 수준서 90% 돌파
연금 자산도 545조원 역대 최대
‘채무<연금 자산’ 기업도 33% 급증

도쿄증권거래소(JPX)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일본 주요 상장사들의 연금 운용이 눈에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 상승세에 금리 인상 효과가 더 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미래 연금 지급액 대비 적립한 자산의 비율을 나타내는 적립 비율은 2023 회계연도에 전년대비 10%포인트 늘며 93%를 기록했다. 이 비율이 9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도 까지 60~70%에 머물러 적립금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던 상황이 근래들어 빠르게 개선됐다. 도쿄증시 최상위 시장인 프라임 시장에 상장된 약 1600개 상장사의 상장 보고서를 기반으로 ‘확정 급여형 기업 연금’(DB) 적립 상황을 조사한 결과다.

연금 자산이 연금 채무를 웃도는 ‘자산 초과’ 상태인 상장사는 33% 늘어 약 440개사로 전체 27%에 달해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나소닉 홀딩스, 아지노모토 등이 자산 초과 상태로 전환했다.

이와관련, 엔도 다케아키 다이이치 생명보험 기업연금 실장은 “많은 기금들의 운용 성적이 양호하고, 재정 상태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요인으로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운용 환경 개선이 꼽힌다. 이들 상장사들의 연금 자산은 총 59조 5152억 엔(약 545조원)으로 전년 대비 10%(약 5.5조 엔)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연금 채무 감소도 또 다른 요인이다. 해당 연도 연금 채무는 64조 2434억 엔(약 588조원)으로 1% 넘게 줄며 3년 연속 감소세를 띄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라 채무 계산에 적용하는 할인율이 오르면서 채무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파나소닉 홀딩스의 경우 할인율이 1.9%로 0.4%포인트 오르면서 연금 채무가 10%나 감소했다.

이들 상장사들의 연금 운용수익률도 약 9%로 최근 3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높은 수익률은 주가 상승 등과 함께 채무 부담 경감으로 이어졌다.

연금 적립 상황이 개선되면서 일부 상장사에서는 직원들에게 혜택을 환원해주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 전문기업 코세는 연금 운용 수익률을 시장 금리와 연동하고 있는데, 연금 재정의 건전성과 최근 물가 상승을 고려해 지난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일시적으로 급여율을 1%에서 5%로 인상했다.

기업들에게 있어 연금 운용 개선은 실적 부담 경감으로 이어진다. 다이와 하우스 공업은 연금 운용에 수반하는 수익을 일괄적으로 실적에 반영한 결과 2024년 3월기(2024년 4월 1일부터 2025년 3월 31일) 465억엔(약 426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요인이 됐다. 과거 초저금리와 주가 하락 국면에서는 연금 운용이 실적에 부담이 되는 곳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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