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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금일'이 金요일?‥'노벨상' 독서 열풍에 '문해력'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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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아이들 키우는 부모님들은 잘 아실 텐데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독서와 글쓰기 열풍이 불고 있지만, 갈수록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게 쉽지 않은 일이죠.

교육 현장에서 역시 독서 교육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 깊습니다.

공윤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어느 학원의 초등학생 독서 논술 수업.

오늘 읽을 책은 <족보>, 즉 조상과 핏줄에 대한 창작 동화입니다.

"족보, 족발 보쌈~"

족보를 음식 이름으로 알고 있는 아이들.

문장 이해부터 쉽지 않습니다.

"상놈이 모지?"
"벼슬이 높고 상놈이 낮은 거 아냐?"
"아냐, 상놈이 높은 거야."

"배우자 물어보자, 배우자."
"엑스트라 같은 걸로 나와서 연기하면서 촬영 같이 돕고…"
"뭔가 TV에 나오는 사람."

[이성준/초등학교 3학년]
"처음에는 (족보가) 족발 보쌈인 줄 알았는데 오늘 배워서 좀 재밌었어요."

[홍유준/초등학교 3학년]
"다음 책을 읽을 때 이런 단어가 나오면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벨문학상 깜짝 수상에 힘입은 독서 열풍.

하지만 자녀에게 책을 읽히려던 부모들은 서점에 앞서 학원에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양지영/학부모]
"이제 책을 딱 보면서 엄마 이게 무슨 말이에요? 약간 좀 어려움을 표현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좀 깊이 있게 책을 읽는 것이 필요하겠다라고 생각이 들어서…"

'글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문해력.

최근 조사에서는 초중고 선생님 10명 중 9명 이상이 "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답했습니다.

예컨대 시발점을 욕으로 알아듣거나, 금일을 금요일, 사흘을 4일로 착각하는 식입니다.

이 같은 한자어 등의 어휘력 부족을 곧바로 문해력과 연결 짓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만 디지털 기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은 글을 이해하고 사고하는 기회가 이전 세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학생들의 연간 독서량은 10% 이상 줄어든 반면, 인터넷 이용 시간은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신종호 교수/서울대 사범대학 교육학과]
"영상 정보는 수동적으로 그 정보를 내가 받아들이는 그러한 경험을 준다면 인쇄 매체를 통한 정보 경험은 내가 스스로 그 의미를 만들지 않으면 의미 경험을 할 수가 없거든요."

성인들 역시 10명 중 6명은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등 문해력 저하는 특정 세대를 넘은 사회적 고민으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김창인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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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김창인 / 영상편집: 김민지 공윤선 기자(ksu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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