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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푸대접 받은 한동훈 대표에… 친한계 ‘부글부글’ [尹·韓 면담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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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 이후 尹·추경호 만찬에 “갈라치기”

원탁 테이블 거절 등 의전에도 불쾌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대통령실의 높은 철벽만 확인하고 온 다음 날인 22일.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은 허탈함을 넘어 불쾌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윤 대통령이 회동에서 한 발도 양보하지 않았을뿐더러 의전과 관련한 사소한 부분에서도 한 대표를 푸대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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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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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윤 대통령이 전날 한 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추경호 원내대표를 불러 만찬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친한계에선 “전형적인 갈라치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회동을 마치고 브리핑도 없이 귀가한 상태였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패싱’하고 원내지도부를 통해 여당 의원들을 단속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대표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친한계 인사들이 모여 있는 텔레그램 단체방에 윤 대통령과 추 원내대표의 만찬 사실을 짤막하게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독대 요구는 거절하고 3자 회동에서 냉랭한 태도로 일관하다 곧바로 추 원내대표를 초청한 윤 대통령에게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통상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만찬은 동료 의원들과 여의도에서 했고 이후에 연락이 있어서 잠시 들른 것”이라며 “저뿐만이 아니고 대통령이 필요할 때 우리 의원들에게 가끔 불시에 연락하면서 간혹 가벼운 자리를 갖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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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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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자리 배치를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전날 회동 사진을 보면,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을 마주 보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나란히 앉았다. 회동 테이블로는 상·하석이 없는 원탁이 아닌 직사각형 모양 탁자가 쓰였다. 이를 두고 “마치 검사와 변호인을 대동한 피의자 간 구도를 만든 것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 대표 측은 대통령실에 원탁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사진을 보면 윤 대통령이 두 팔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앉아계시고, 김건희 여사 라인이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얘기한 비서관도 대동해서 오셨다”며 “그것은 대놓고 당의 얘기를 우리는 들어줄 수 없다는 명시적인 메시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회동 결과는 예상했지만, 윤 대통령이 늦게 오고 한 대표를 20분이나 세워놓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산책도 대통령실 참모들한테 둘러싸여서 하고 어제 한 대표를 대표 취급했느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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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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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웬만하면 한 대표가 (회동 후) 직접 국회로 다시 돌아와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바로 댁으로 갔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진심이 통하지 않았구나’ 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이날 오전 예정됐던 토론회 참석 일정을 취소한 것을 두고도 전날 회동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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