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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가자의 비극… 난민캠프 19세 청년 불타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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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병원 근처 난민촌 공습에

생일 하루앞 산 채로 숨지는 영상

“민간인 학살” 전세계적 공분 불러

동아일보

“열아홉 살인 제가 다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알아즈하르대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하던 평범한 학생 샤반 알달루(사진)는 20세 생일을 하루 앞둔 14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알아끄사순교자’ 병원 주차장 부지에 마련된 난민촌 캠프에서 산 채로 불타 숨졌다. 이스라엘군이 많은 피란민이 모여 있는 이곳에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은 탓이다.

알달루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후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자신과 가족이 이집트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이런 글을 올렸다. 2만 달러(약 2700만 원) 이상을 모았지만 이스라엘이 올 5월부터 이집트로 통하는 가자지구 라파 검문소를 폐쇄하면서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폭격을 받은 알달루가 불길에 휩싸여 무기력하게 팔을 흔들며 죽어가는 모습은 같은 난민촌 목격자에 의해 생생하게 영상으로 기록됐다. 이로 인해 민간인 살상을 개의치 않는 이스라엘에 대한 전 세계적인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알달루는 원래 의사를 꿈꿨다. 비싼 학비 등을 이유로 소프트웨어공학으로 진로를 틀었고 해외 유학을 간절히 소망했다.

이번 공습으로 알달루는 물론이고 그의 어머니까지 숨졌다. 그의 아버지 아흐마드 씨는 공습 당시 알달루의 동생 2명은 구했지만 아내와 아들은 구하지 못했다며 절규했다. 아흐마드 씨는 불탄 채로 죽어가는 아들을 향해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고 소리쳤다고 토로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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