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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북한 파병 폭풍군단, 한국 사는 미국인 15만명 인질 담당 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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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7년 5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특수작전군. 지난 2013년 3월 북한의 ‘3일 전쟁’ 시나리오에도 등장한 이 부대는 김정은 시대 들어 별도 군종으로 분류되며 위상이 강화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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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폭풍군단(11군단)’이 과거 북한이 공개한 전쟁 시나리오에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상 전쟁 초기 후방에 침투해 한국에 체류 중인 미국인을 대거 인질로 잡는 부대였다.

북한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2013년 3월 22일 ‘3일 전쟁’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군은 1일 차에 남측을 향해 ‘불마당질’이라고 명명된 일제사격을 감행하면서 경보병부대(가벼운 무장으로 넓은 지역을 정찰·수색하는 특수전 부대)를 투입해 한국군 후방의 주요 군사시설과 산업 인프라를 타격한다. 이에 더해 11군단을 투입해 서울과 주요 도시에 체류 중인 미국인 15만 명을 인질로 붙잡는 게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관광공사 LA지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은 24만여 명이다. 이들의 다수를 납치하겠다는 셈이다.

폭풍군단은 적 후방에 빠르게 침투해 몸값이 높은 인질을 최대한 확보해 향후 교섭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장에서 특수작전 부대의 역할에 주목한 북한은 김정은 시대 들어 ‘특수작전군’을 별도의 군종으로 분류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북한 특수작전 부대의 실제 전력은 미지수다. 탈북자들은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인해 특수작전 부대에 대한 보급조차 원활하지 않다”고 증언한다.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연합훈련을 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도 전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뜩이나 익숙지 않은 지형·기후 조건에서 언어나 통신 문제로 소통에까지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지휘통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군은 한국전쟁 이후 파병 경험이 없는 데다 사용 장비와 처우 문제로 실전력이 많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며 “이번 파병을 특수전 부대 실전 능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본토에서 작전에 배치됐다가 근무지를 이탈한 북한군 장병 18명이 러시아군에 붙잡혀 구금됐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자국 군·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당국이 지난 16일 이탈 지점에서 60㎞ 떨어진 러시아 브랸스크주 코마리치에서 이들을 검거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러시아 쿠르스크주 코무토프카 지역에 북한군 교관 약 40명과 러시아 장병 50명이 배치돼 있었으며 북한군은 군사 목적의 ‘풍선’ 사용법을, 러시아군은 현대식 보병 전투 전술을 서로 가르쳤다고 보도했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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