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 "협동 게임 찾는다면 최선의 선택"

종종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들에게서 "남편이 구매한 플레이스테이션 기기로 아이들과 함께 즐길 게임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는다.

질문을 듣고 나면 생각에 잠긴다. 닌텐도 스위치에는 추천할 만한 게임이 수두룩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에는 드물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비주얼의 게임은 있어도 함께 즐길 만한 게임은 떠오르지 않았다.

2K '잇 테익스 투'가 제격이긴 하지만 난도가 꽤 높고 출시된 지 오래됐다. '아스트로 봇'이 비주얼적으로 제격이지만 싱글 게임이다. 도쿄게임쇼 2024에서 체험했던 그리프라인 '팝유컴'이 출시됐으면 딱 좋았을 텐데 아직 출시일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던 중 서머 게임 페스티벌 2024에서 '레고(LEGO) 호라이즌 어드벤처' 소식을 접했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산하 개발사인 게릴라 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이다. 그래픽 퀄리티도 준수했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1~2인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개발진의 설명도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 호라이즌 비주얼과 레고 감성 모두 잡았다

- 레고로 이만큼 정교하게 구현 가능한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 "레고 감성 물씬" 레고 레이서를 경험했던 게이머라면 익숙할 것이다

LEGO 호라이즌 어드벤처는 호라이즌 시리즈 기반 개성 넘치는 영웅으로 구성된 팀과 함께 풍성한 야생의 땅을 탐험하는 협동 어드벤처 게임이다.

호라이즌 제로 던 스토리 그대로 사냥꾼 에일로이가 세상을 구하고 과거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여정을 그린다. 게릴라게임즈는 "무한한 모험을 마음껏 즐기고, 원하는 만큼 꾸미고, 혼자 또는 친구와 함께 액션으로 가득한 전투에 도전하길 바란다는 목표로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LEGO 호라이즌 어드벤처 체험판을 즐겨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예상보다 퀄리티가 뛰어나고 다채로운 재미을 가진 게임이었다. 레고와 호라이즌의 감성 모두 제대로 녹여냈다.

세밀하게 살펴보면 게임 도입부에 호라이즌 제로 던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며 시작한다. 다만 호라이즌 제로 던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가진 않는다. 어드벤처 장르에 맞춰 동화적이면서 코믹하게 각색했다.

원작 팬들은 물음표를 그릴 수 있겠지만 어린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내용을 보며 개발진이 유저층의 다양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게임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물씬 느껴졌다.

■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투와 퍼즐 난도

- 처음에는 조작 방식이 어색했지만 이상할 만큼 금세 숙련됐다

게임 난도는 5단계로 구분된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레고 유저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무적 모드도 제공한다. 난도가 올라갈수록 적의 HP와 공격력 그리고 공격 주기가 상향된다. 콘텐츠 차이가 없으므로 자신과 파트너에 맞는 난도 선택이 중요하다.

콘텐츠는 전투와 꾸미기로 이뤄졌다. 전투는 필드 모험에서 이뤄진다. 호라이즌 시리즈처럼 오픈월드가 아닌 선형적인 필드인 만큼 길찾기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때 레고 코인이 이정표 역할을 담당한다. 금색 레고 코인은 스토리 진행을 위한 루트, 은색 레고 코인은 추가 보상을 얻는 루트다. 각 코인의 최종 목적지는 동일하므로 되도록 은색 코인 루트로 이동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호라이즌 시리즈에서는 에일로이만 조종했던 반면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에일로이로 시작하되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로 진행할 수 있다.

전투 방식은 캐릭터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에일로이와 로스트는 활, 바를은 창이다. 캐릭터마다 다른 재미와 손맛을 느낄 수 있어 조작의 지루함이 거의 없다. 조작 방식도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판정이 좋고 생각 외로 갈수록 편해져 금세 익숙해진다.

■ 스킬 활용에 따라 색다른 재미 느낄 수 있어

- 스킬을 습득하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황금 블록 수집 개수에 따라 콘텐츠가 해금된다

LEGO 호라이즌 어드벤처 전투의 묘미는 기믹이다. 불 뒤에서 화살을 발사하면 불화살이 된다거나 적을 들어 절벽으로 떨어뜨리는 등 각종 지형지물과 스킬로 자신만의 전투를 펼친다.

특히 맵 곳곳에 특수 기믹으로 숨겨진 보상을 찾아내고 퍼즐을 풀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 퍼즐도 하나의 답이 아닌 여러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어 플레이어의 창의력을 이끌어냈다.

와처, 스크래퍼, 톨넥 등 호라이즌 시리즈에서 등장한 기계들과의 만남도 재미 포인트다. 레고로 이 정도로 정교하게 구현한 것이 마냥 신기했다. 특히 백그라운드 구현은 그야말로 예술 그 자체다. 현존하는 레고로 전부 구현했다는 말을 듣고 여건만 된다면 한 번쯤 만들어 보고 싶었다.

특수 스킬은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얻는다. 체험판에서는 폭발 부츠, 확산 사격, 부메랑, 불화살, 핫도그 카트까지 활용할 수 있다. 각 스킬은 최초 습득 이후 맵 곳곳에서 얻을 수 있지만 사용 제한량이 있다.

스킬을 활용하면 전투가 수월해진다. 난도가 쉬워져 아쉬울 수 있겠지만 호쾌한 액션성이 부각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스킬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이 게임 전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이 때 특정 스킬이 있어야 해결 가능한 기믹도 있기 때문에 2인 플레이라면 서로 다른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편이 효율적이다.

■ 꾸미기에서도 만족스러운 콘텐츠 볼륨

- 콘텐츠 볼륨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전투 외 수집, 꾸미기 콘텐츠도 다양하다. 게임에서는 에일로이를 포함한 캐릭터 의상과 헤어스타일뿐만 아니라 저택과 마을 자체를 꾸밀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 요소는 게임 플레이로 획득한 재화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진도에 따라 구매 종류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의 동기를 확실하게 부여했다.

무엇보다 호라이즌 시리즈 외 다른 시리즈의 레고도 이용 가능하다. 시티, 닌자고 등 인기 시리즈 레고도 수록됐는데 게이머와 레고 팬들 모두 만족시키겠다는 개발진의 의지가 돋보였다.

콘텐츠 볼륨도 만족스러웠다. 엔딩까지 체험하진 않았지만 업적 보상을 확인하니 커스터마이징 보상을 모두 얻으려면 황금 블록을 무려 90개까지 모아야 한다. 황금 블록은 스테이지를 완료할 때마다 1개씩 얻는다.

황금 블록을 1개를 얻으려면 퍼즐 해결 소요 시간 제외하고 약 15분 정도 소요되니까 최소 10시간은 넘게 걸린다. 게다가 수집품을 모으기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나만의 캐릭터와 주둔지를 꾸미는 과정이 핵심이니까 플레이 타임에서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체험 시간 1시간 30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잇 테익스 투처럼 무조건 협동해야만 통과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닌 혼자서 캐리하는 것도 가능하기에 처음 접하는 데도 파트너와의 불화 없이 체험판을 모두 마쳤다.

게다가 호라이즌 시리즈는 워낙 재밌게 즐겼던 게임이니까 과거의 플레이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스토리의 차이점을 비교도 재밌었다. 레고 게임의 발전된 표현력과 성우들의 코믹한 연기도 흥미로웠다.

앞서 말했듯이 자녀들과 함께 즐기는 게임으로 안성맞춤이다. 만약 자녀가 플레이스테이션5 게임을 처음 접한다면 LEGO 호라이즌 어드벤처로 입문하고 '아스트로 봇'으로 이어가는 테크트리도 고려해 볼만하다.

물론 이 게임은 PC, 닌텐도 스위치로도 즐길 수 있다. 다만 장르 특성상 PC보다 닌텐도 스위치와 PS5가 어울리다. 닌텐도 스위치의 사양으로는 이 게임의 퀄리티를 제대로 맛보기엔 무리다. 듀얼센스의 햅틱 피드백도 플레이스테이션의 손을 들어준다.

LEGO 호라이즌 어드벤처가 PS5를 구매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미 보유했거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길 만한 게임을 찾는 게이머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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