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2 (화)

[필동정담] 뉴시니어가 온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30년이면 전 세계의 60세 이상 인구가 35억명에 달할 것이다. 이미 60세 이상 노령인구가 미국 부(富)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살아남고 싶다면 노년층에 더 많은 관심을 돌려야 한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인 마우로 기옌은 저서 '2030 축의 전환'에서 10년 내에 부와 힘의 중심이 밀레니얼세대에서 실버세대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실버세대는 나이에 비해 젊고 건강하다. 교육 수준이 높고 디지털 기기 사용에도 익숙하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관심이 많으며, 금융 트렌드 변화에도 민감하다. 이른바 '뉴시니어'의 등장이다.

보건복지부가 3년 주기로 실시하는 '노인실태조사'에서도 소득과 자산, 교육 수준이 높은 노년층이 늘어나고 있음이 확인된다. 노인가구의 연간 소득은 2023년 3469만원으로 2020년(3027만원)에 비해 14.6% 증가했고, 금융자산은 4912만원으로 3년 전(3213만원)보다 53% 늘었다. 재산을 자녀에게 상속하는 대신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쓰겠다는 비중도 24.2%로 지난 조사(17.4%)에 비해 높아졌다. 38.2%는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졌고, 76.6%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이는 71.6세였다.

노년층은 정치권의 구애를 받아온 것과 달리 소비시장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뉴시니어의 등장은 소비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 생활필수품과 건강 관련 제품은 물론이고 신기술이 적용된 로봇이나 디지털 기기의 수요자가 될 수 있다. 금융·투자 상품과 자산관리, 주택시장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내년이면 한국도 초고령사회(65세 이상이 총인구의 20% 이상)에 진입한다. 2052년이면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노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까지 늘어난다. 저출생·고령화는 국가 존립마저 위협하는 문제지만, 고령사회로 변해가는 길목에는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기회가 함께 있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이은아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