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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임금 인상? 신앙 고백? 트럼프가 맥도널드, 해리스가 흑인 교회 찾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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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해리스=사기꾼' 낙인 전략
해리스, 남부 흑인 교회 집중 공략
한국일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이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버스에 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널드 매장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자튀김을 만들고 있다. 피스터빌-트레버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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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2주 전 일요일인 20일(현지시간), 양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민주당) 부통령이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맥도널드와 흑인 교회를 각각 방문했다. 임금 인상 요구 지지나 신앙 고백이 목적은 아니었다. 각 선거캠프의 막판 필승 전략이 반영된 행보였다.

부동산 재벌의 서민 퍼포먼스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州) 대도시 필라델피아 북부의 소도시 피스터빌-트레버스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을 찾아 ‘노동자 체험’을 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양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최대 격전지다.

앞치마를 두른 트럼프는 감자를 튀기고 드라이브스루(자동차에 탄 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 창구에서 주문을 받았다. 부동산 재벌인 그에게 미국 서민 문화의 상징인 맥도널드 아르바이트는 중산층 이하 유권자가 느끼기 십상인 위화감을 희석하기 좋은 정치 퍼포먼스다. 미국민 8명 중 1명 정도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고, 시골 곳곳마다 위치할 정도로 맥도널드는 미국인과 밀접한 곳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하워드대 학생 때인 1983년 캘리포니아 맥도널드 매장에서 일했다'는 해리스의 블루칼라(생산직 노동자) 경험담이 거짓말이라는 자신의 음모론을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40여 년 전 일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해리스가 맥도널드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누차 주장해 왔다. 이날도 체험을 마치며 그는 “이제 카멀라보다 내가 15분 더 일했다”고 말했다.

유권자의 마음에 의심을 심어 해리스 지지 투표를 포기하게 만드는 ‘사기꾼 낙인’은 트럼프 캠프의 주요 선거 전략 중 하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트럼프의 과거 음모론이 연상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흑인 교회 찾아 신앙 부각한 해리스

한국일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이 20일 조지아주 존즈버러에 있는 디바인 페이스 미니스트리 인터내셔널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해 흑인 가수 스티비 원더가 부르는 생일 축가를 듣고 있다. 해리스는 이날 60세 생일을 맞았다. 존즈버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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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은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맡았다. 그는 당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트럼프의 맥도널드 감자튀김 조리 영상을 올리고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어떤 노력에도 반대한 게 이 남자다. 실제 노동자를 위해 누가 싸웠나? 카멀라 해리스”라고 썼다. 해리스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였던 2019년 당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최저시급 15달러(약 2만 원)를 요구하는 맥도널드 노동자 시위에 동참한 바 있다.

해리스의 선택은 남부 핵심 경합주 조지아 흑인 유권자를 상대로 한 투표 호소였다. 남부 교회는 오랫동안 미국 흑인 시민권 운동과 정치 조직의 거점 역할을 해 왔다. 평소 자신의 신앙을 부각하지 않던 해리스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교회를 다니며 자란 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형성했다며 “현재 미국은 (트럼프 당선으로) 혼동과 공포, 혐오의 나라가 될지, (내가 선출돼) 자유와 연민, 정의의 나라가 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 행동과 투표로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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