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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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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올려 실적 축포 쏘더니”…넷플릭스, 요금제 개편 카드 또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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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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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히트에 힘입은 결과다. 하지만 그 이면에 요금제 가격 인상, 계정 공유 단속, 요금 인상, 통신망 무임 승차, 법률 위반 등 문제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소비자 시선이 곱지 않다.

21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은 8억2500만달러로 전년 동기(85억4200만달러) 대비 15% 증가했다. 이는 컨센서스(2억8215만명)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29.6%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22.4%)와 비교해 7.2%포인트(p) 상승했다.

넷플릭스는 일명 K-콘텐츠로 불리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과 ‘무도실무관’을 포함한 콘텐츠의 흥행과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요금제 가입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2022년 1분기 창사 이래 첫 구독자 순감 사태를 겪으며 광고 없는 영상 시청이라는 고유의 원칙을 깼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넷플릭스 아이디 및 비밀번호 공유를 환영한다던 공식 입장을 뒤집고 동거인 외 계정 공유를 금지했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였던 베이직 요금제(월 9500원)를 없애고 광고를 보는 대신 가격을 낮춘 광고형 요금제(월 5500원)를 선보이기도 했다. 무광고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것은 스탠다드(월 1만3500원)다. 사실상 가격이 40% 가까이 인상된 셈이다.

중도 해지도 불가능하다. 현재 넷플릭스는 약관상 결제일로부터 7일이 지나면 중도 해지 및 대금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이용 기간 또는 수수료를 공제한 후 잔여 이용료를 환불해 주는 것과 비교된다.

구독자가 더 많은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물 등급 분류를 소홀히 하기도 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OTT자체등급분류제도가 시행된 이후 약 1년 2개월간 적발된 영화비디오법 위반 사례는 152건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가 76건(50%)으로 가장 많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은 사례 역시 넷플릭스가 최다였다. 전체 221건 중 131건(59.3%)을 차지했다. 방송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에 무임승차하고 세금을 탈루해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 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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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도실무관’의 한 장면. 주인공 이정도(오른쪽)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과 전자발찌 준수사항을 어긴 대상자를 붙잡았다.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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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콘텐츠시장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의 이러한 수익성 제고 노력에도 OTT시장 포화에 구독자 증가율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다시금 요금제 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구독자는 올해 3분기 507만명 추가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876만명)와 비교하면 42.1% 줄어든 규모다. 2023년 4분기 1312만명→2024년 1분기 933만명→2024년 2분기 805만명에 이어 구독자 증가율이 떨어졌다.

BBC는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앞으로의 성장 동력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중계를 비롯한 새로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자체 광고 비즈니스를 전개할 것으로 예측했다.

추가 요금 인상도 단행할 방침이다. 넷플릭스는 요금제를 조정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최근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가격을 올렸다. 영국·캐나다에서도 뒤늦게 무광고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한국도 요금 인상 대열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의적절한 글로벌 OTT 규제 개혁 시행과 토종 OTT 진흥·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안전법(DSA)과 디지털시장법(DMA) 논의를 참고하되 한국형 규제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허가·승인 없이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의 영향력이 방송 사업자를 능가하면서 몸집을 키웠다”며 “이용자 수, 매출액, 시가총액 등 사회적·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이 큰 사업자에게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모델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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