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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하필 우리때…" 역대급 N수생 침투에 고3 현역들 격앙[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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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응시자 입장 제각각
의대증원 여파 N수생 16만명 넘어
최상위권 경쟁은 더 치열할 수밖에
직장 퇴사한 20대 "이번이 기회"
고3 수험생은 "상대평가서 불리"


파이낸셜뉴스

지난 14일 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학원가에서 수험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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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가 증원되면서 결국 최상위권 N수생(재수생 이상)이 수능으로 대거 유입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수험생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 앞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학원가에서 만난 N수생(재수생 이상) A씨는 의대 증원으로 16만명이 넘는 다른 N수생이 유입되는 것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현역으로 수능을 치르는 고등학교 3학년과 재수생에, 의대 증원을 계기로 입시에 재도전하는 직장인이나 현역 지방 의대생들이 더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하소연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 응시생 중 졸업생 등 N수생은 16만178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 18만4317명 이후 21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로 2025년 의대 입학 규모가 지난해보다 1497명 증가한 4610명으로 늘어나면서 의대 진학 희망 수험생도 덩달아 확대된 것이 배경이 됐다.

직장을 퇴사한 후 아예 새로 수능을 준비 중이라는 20대 B씨는 "의료분야에 꿈이 있는데, 의사 면허를 따려면 의대를 반드시 졸업해야 하기 때문에 더 늦으면 도전하기 힘들 것 같다"며 "의대 증원 덕에 경쟁률과 합격컷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경쟁률이 치열해져 등급컷이 더 오르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피력했다.

고3 학생들이나 의대를 노리지 않는 재수생도 초조하긴 마찬가지였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으로 바뀌며 의대를 지원하지 않는 수험생들이 최상위권의 유입을 달가워하지 않은 것이다.

재수생 이모씨(19)는 "원래는 부담감이 없었지만 의대 증원으로 인해 상대평가 성적이 떨어질까 봐 불안하다"며 "수험생들이 많이 예민하다. 서로 말 한마디가 조심스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현역 학생들은 N수생들과 성적을 겨뤄본 적이 없다. 의대를 겨냥한 N수생들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에 모의고사 점수보다 본 수능 점수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수험생 입장에선 그 어느 해보다도 부담이 큰 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수시로 변하는 입시 제도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의사·시민단체 반발 등에 부딪혀 1500여명으로 재조정한 것부터 되짚어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곧 의료계의 의대 증원 무효화 요구가 언젠가는 수용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여지를 둔 것이라는 질책이다. 이럴 경우 혼란은 더 가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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