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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취임 2주년 맞는 이재용, 삼성전자 쇄신 메시지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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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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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곧 취임 2주년을 앞둔 가운데 전사적 위기에 놓인 삼성전자 쇄신에 대한 입장 표명에 나설 지 주목된다. 이재용 회장은 위기때마다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며 리더십을 발휘했던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7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한 지 2주년을 맞지만 그간의 분위기와 삼성전자 실적 부진 등을 감안해 별다른 기념행사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25일 이건희 전 회장 4주기를 맞아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 또는 마찬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예년에도 이 회장은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한 뒤 사장단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끌린다. 지난 2022년 회장 승진에 앞서 가진 계열사 사장단 오찬에서는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 취임 이후 삼성전자는 유례 없는 위기 상황에 놓였다. 특히 삼성전자 실적의 중추나 다름 없는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이 퇴화하기 시작했다는 중대한 문제를 맞닥뜨렸다. 이 회장이 강조해온 비메모리 사업(파운드리, 시스템LSI)은 글로벌 강자들에 밀릴 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으며, 삼성전자의 자부심이나 다름 없는 메모리사업부마저도 SK하이닉스에 기술적으로 압도당하기 시작했다.

아직 사업부별 세부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리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이미 낮아진 눈높이에도 못 미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 가운데 삼성 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 4조~5조원대로, 7조원에 육박하는 SK하이닉스에 크게 뒤처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 8일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3분기 실적 발표에 대해 사과했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가 실적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문을 통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로 기술경쟁력과 회사 앞날에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관료화된 조직문화, 리더십의 부재 등의 문제를 드러내며 각계에서 십자포화를 맞고 있기도 하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논평에서 “삼성전자는 회장, 부회장, 사장 직급의 25명 중 ‘후선업무’ 담당이 무려 36%”라며 “비대해진 관리 조직, 대관 업무, 홍보 등은 기술에 전념하는 IT 기업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부활과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필요성 등도 제기된다. 삼성 미래전략실이 공식적으로 폐지된 이후 실질적으로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가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 기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결정만 내리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소수의 조직이 방대한 사업부를 관리하는 과정에서의 비효율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명확한 콘트롤타워를 다시 구성해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화, 효율화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준감위 연간 보고서에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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