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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양말에 숨기고 은색으로 도금하고… 금값 기록적 상승에 日 금밀수 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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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금값 상승으로 일본에서 올해 상반기 금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전시회에서 금제 전시품을 훔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보도했다.

세계일보

부산지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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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1∼6월 일본 세관이 적발한 금 밀수는 22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배 늘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발생한 218건을 넘어선 수치이기도 하다. 압수량은 937㎏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8.1배에 달한다.

닛케이는 금괴를 밀수하려던 한국인 2명이 관세법위반 혐의로 지난달 6일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대만에서 출발한 비행기에 탑승한 한 명이 좌석 아래 숨겨둔 금괴를 또 다른 한 명이 일본 주부공항에서 가져가려 했다. 해당 비행기를 조사하던 세관 직원에 의해 발견된 금괴는 6㎏으로 양말 같은 것에 들어 있었다. 수법은 이밖에도 여러가지로 은색으로 도금을 하거나 액세서리 등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발바닥이나 속옷에 숨기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4월에는 주오구의 한 전시회에 출품된 무거 380g의 순금 찻잔(판매가 1040만엔)이 도난을 당해 도쿄의 한 판매점에서 발견되는 사건까지 있었다.

닛케이는 “금밀수는 일본의 세법을 피해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해외에서 산 금을 들여올 때 세관에서 신고해 소비세를 내야한다. 밀수범들은 비과세 국가, 지역에서 산 금을 신고하지 않고 들여와 일본 내에서 유통할 때 소비세를 포함한 가격으로 팔아 이득을 챙긴다.

금 밀수 증가 배경에는 금값 증가가 있다. 국제지표인 미국 뉴욕선물에서 3월부터 오름세가 강해져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했다. 지난 18일에는 1트로이온스(약 31g) 당 2730달러(약 324만원)을 웃돌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닛케이는 “밀수 증가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제조사기관 세계금협회(WGC)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 8월 금밀수액은 약 101억 달러(13조8000억원)으로 월단위 최고치였다”고 짚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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