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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최후 저항 영상에…"가자지구 영웅 된 하마스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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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에 숨어있지 않고 전투 중 숨져"

아랍권 SNS에도 찬사

연합뉴스

하마스 정치지도자 신와르 사망 직전 모습
[이스라엘군(IDF)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가 마지막 순간에도 막대기를 던지며 힘겹게 저항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그에 대한 가자지구 주민들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그동안 신와르가 가자지구의 요새화된 터널에 숨어 폭격을 피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전쟁으로 고통 속에 있는데 전장에서 전투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만 생각하는 지도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공개된 그의 모습은 이스라엘의 주장과는 달랐다.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에서 군복을 입은 신와르는 한쪽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나머지 한 팔로 가지고 있던 유일한 무기인 막대기를 던지며 저항했다.

FT는 이런 '최후의 저항' 모습에 신와르가 이스라엘의 분노를 자아내 파괴적인 전쟁을 촉발하고 가자지구를 전쟁의 한복판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사그라들고 있다고 짚었다.

가자지구의 한 주민은 "하마스에 화가 난 사람들조차 이스라엘이 항상 주장해온 것처럼 신와르가 터널에 숨어있지 않고 전투 중 숨졌다는 사실에 그를 불쌍히 여기고 슬퍼하고 있다"며 "신와르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시티 알-아자르 대학의 음카이마르 아부사다 교수도 "내가 보고들은 바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대부분의 팔레스타인인이 신와르가 숨진 이후 그를 존경했다"며 "그들은 신와르가 다른 하마스 전사들처럼 이스라엘과의 전투 최전선에서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부사다 교수는 또 "신와르에 대한 비판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라고도 했다.

아랍권의 소셜미디어(SNS)에도 신와르에 대한 찬사가 넘쳐나고 있다.

한 SNS 이용자는 "신와르는 전투의 심장부인 라파에서 순교했다"며 "그는 터널에서 끌려 나가거나 속옷 차림으로 잡히지 않았다"고 적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에 "신와르는 전장에서 끝까지 용감하게 싸웠다"며 "마지막 사진에서 아름답게 묘사된 그의 운명은 이 지역 저항군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는 글을 올렸다.

다만 FT는 가자지구의 많은 주민이 신와르의 죽음에 환희나 슬픔을 보이기에는 너무 지쳐버렸다고 진단했다.

한 가자지구 주민은 "신와르나 다른 지도자들의 암살은 예견된 일이며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우리가 신경 쓰는 것은 전쟁을 끝내는 것뿐이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신와르의 죽음에 환호했다. 정의가 실현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신와르가 도주 과정에서 고통을 겪으며 죽었다"며 "그자는 사령관이 아니라 오직 자신을 챙기다가 죽었고 이는 우리의 적들에게 분명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신와르의 죽음에도 하마스가 당장 붕괴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아부사다 교수는 하마스가 신와르를 대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로 인해 하마스가 붕괴하거나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끝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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