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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한국 명문대까지 이겼다고?...저렴한 물가에 교육 환경까지 좋아지는 이 나라 [신짜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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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졸업식을 하는 베트남 대학생.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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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짜오 베트남 - 313]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대학 평가 기관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대학 간 서열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기에, 대학 평가가 나올 때마다 언론의 주목을 받고 관심이 몰립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이 많은 미국에서도 내부 평가는 치열합니다. 미국 내 US뉴스가 발표하는 대학 순위는 미국 대학 기준, 미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학 평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영국 대학 평가 기관인 타임스고등교육(THE)이 2025년 세계대학평가를 공개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 있는 대학들의 위치를 수평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이 리스트에 베트남 9개 대학이 세계 대학 순위에 진입해 화제를 끌고 있습니다. 이번 순위에서 호치민 경제대학과 하노이 의대, 호치민오픈대학이 처음으로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특히 호치민 경제대학은 501-600위에 올라 베트남 대학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하노이 의대는 801-1000위, 호치민오픈대학은 1201-1500위로 평가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전통의 강자 두이탄 대학과 똔득탕 대학이 각각 601-800위에 올라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한국에서는 THE 세계대학순위에 총 43개 대학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년도 지난해 39곳에서 4곳이 추가됐습니다. 국가별 순위로 보면 11번째입니다. 부동의 1위는 서울대였습니다. 서울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2위를 기록하며 9년 연속 국내 대학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KAIST는 지난해 83위에서 82위로 1계단 순위가 올랐습니다.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공동 3위는 연세대와 성균관대가 차지했습니다. 연세대는 지난해 76위를 기록해 서울대에 이어 국내 대학 순위 2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KAIST에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올해 눈에 띄는 발전을 보인 곳은 성균관대입니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공동 145위에서 공동 102위로 도약하며, 상위 10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포스텍이 151위, 고려대는 189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세종대, UNIST, 한양대, 경희대, DGIST가 차지했습니다.

THE 대학평가는 각국의 대학을 일렬로 세워 수직화된 서열을 제공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나라에 있는 대학이 어느 수준인지 비교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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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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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501-600위로 평가된 호치민 경제대는 아주대, 건국대, 경북대, 부산대, 울산대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두이탄 대학과 똔득탕 대학은 601-800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화여대나 가천대, 가톨릭대와 영남대와 동급으로 책정됐습니다. 이 랭킹을 그대로 따르자면 2025년 평가 기준 호치민 경제대는 이화여대나 가천대보다 글로벌 관점에서 높게 평가됐다는 뜻이 됩니다.

하노이 의대는 801-1000위로 평가돼 전남대, 인하대, 전북대, 서강대, 서울시립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이번 THE 2025 세계대학평가는 전 세계 115개 국가 및 지역에서 2092개 대학을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됐습니다. THE는 △교육 여건(29.5%) △연구 환경(29%) △연구 품질(30%) △국제화(7.5%) △산학협력(4%) 등 5개 주요 지표를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합니다. 특히 연구 품질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대학들의 연구 역량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런 서열은 대중이 받아들이는 대학 랭킹과 적잖게 괴리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에서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는 학부모가 THE 세계대학평가를 그대로 맹신하고 이 순위에 따라 대학을 보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베트남의 특정 대학이 한국의 어떤 대학보다 더 높게 평가됐다고 하더라도 그게 대중의 선호도와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베트남 일부 대학의 선전은 인상 깊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베트남의 학구열은 대한민국 못지않게 강합니다. 어떻게든 자녀 교육에 올인해 좋은 대학을 보내려는 치맛바람이 한국만큼 거센 곳이 베트남입니다.

아마도 이런 교육열이 베트남의 성장 동력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내 자녀 세대에게는 나보다 더 좋은 환경을 물려주려는 특유의 유교적 ‘맹모 사상’이 강한 곳이 베트남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베트남 특목고 입시도 한국 못지않게 치열하고, 소위 부잣집 자녀들은 초등학교부터 사립학교에 입학해 엘리트 교육을 받곤 합니다. 평범한 직장인 부부들이 월급을 탈탈 털어 애들 교육비에 올인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점이 한국과 베트남의 유사성을 주장하는 논거로 쓰일 것입니다.

끝으로 이 기사는 대학 서열을 조장하기 위한 목적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한국의 XX대학 대신에 베트남 VV대학에 진학하라고 권할 의도도 전혀 없음을 함께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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