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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尹·韓, 21일 만난다…핵심은 여사 문제, 갈등 봉합 기로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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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라오스 아세안 3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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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1일 오후 4시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만나 국정을 논의한다고 대통령실이 18일 전했다.

회동은 오·만찬이 아닌 차담 형식으로 이뤄진다. 또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獨對)가 아니라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까지 배석한다. 당초 한 대표가 요청했던 형식의 독대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정부와 여당을 대표해 국정을 논의하는 자리니, 배석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월 30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비공개로 만났을 때도 정 실장이 배석했다.

이날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이 회동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배석자 여부를 두고 진통도 적지 않았다. 한 대표 측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대통령실은 정 실장이 배석하는 제3자 회동 형태의 면담 형식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조율 과정이 길어지며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5시가 넘어서야 회동의 구체적 날짜와 시간을 공지할 수 있었다. 대통령실이 별도의 언론 브리핑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 주 월요일 오후 4시 30분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와 면담을 가질 예정입니다"라는 한 줄 공지로 한 대표와의 회동 사실을 언론에 알린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여권에선 이번 회동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불편한 심정은 물론, 언론의 질문을 받기 어려운 사정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쟁점은 어떤 대화가 오갈지다. 일단 양측은 대화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지만, 한 대표 측은 김건희 여사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 이튿날인 17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통령실 김 여사 라인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을 위해 필요한 절차 협조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의혹 규명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 대표 측은 특별감찰관 임명을 주장하고 있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상황에서 용산 대통령실 내부의 철저한 자체조사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8일 라디오에서 “회동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가 이야기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사과나 제2부속실의 신속한 설치 등 출구전략을 고심하는 기류다. 다음달 11일 임기 반환점을 도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언론 기자회견이나 ‘국민과의 대화’ 등을 통해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총선 이후 분기마다 언론과의 소통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5월, 8월에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한 대표가 제안한 ‘3대 의제’에 대해 즉답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가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회동을 앞두고 마치 죄인이나 문제의 중심에 선 것처럼 삼는 것은 곤란하다”고 전했다.

한 대표가 장기화된 의정갈등과 관련해 책임자 교체 등을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최근 주장한 인적쇄신과 맞물려 의대증원 사태의 용산 혹은 부처 책임자 교체를 대통령에게 건의해, 여야의정 협의체 물꼬를 트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대척점에 선 이슈 말고도, 합의할 수 있는 이슈를 의제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표적인 게 야권의 탄핵 몰이에 대한 공동 대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동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가고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공세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고위 관계자도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시도 등 야권의 습관적인 탄핵 공세는 당정이 함께 방어할 문제”라며 “이 문제는 대통령과 한 대표가 회동에서 의견 합치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18일 재·보선 낙선 인사차 곡성을 찾아 민주당의 심 총장 탄핵 추진에 대해 “민주당이 탄핵하지 않는 공무원이 어디 있나. 다 하고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다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냉기류를 근거로 회동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결국 핵심은 여사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는가에 대한 이견을 좁힐 수 있느냐 여부”라며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빈손 회동으로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회동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더 멀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손국희ㆍ김민정ㆍ박태인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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