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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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를 연기한 것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다. 일반적으로 IPO를 추진하는 기업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 경쟁률에 따라 공모가를 확정하고, 일반 투자자에게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당초 케이뱅크는 820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으로 총 공모액이 9840억원, 시가총액 약 5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당수 기관투자자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 물량 절반이 구주 매출(기존 주주의 지분 매각)이라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기대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청약 시기를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공모 주식량을 줄여 내년 초에 다시 IPO를 시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케이뱅크는 2022년 6월에도 IPO를 준비했지만, 기준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상장을 철회했다.
국내대표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도 IPO의 발목을 잡는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고객이 업비트에 원화를 입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케이뱅크를 통해야 한다. 2020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예치금 관리기관으로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고 실명확인과 펌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대상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케이뱅크의 이 같은 ‘업비트 의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날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IPO 앞둔 케이뱅크의 (고객 예수금에서) 업비트가 차지하는 지분율이 거의 20%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업비트 예치금 3조800억원에 2.1%를 (수수료로) 주게 되면 867억원이 나가게 되는데 (케이뱅크의) 반기 수익을 다 줘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이) 은행의 건전성이라든가 운영상 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중요한 리스크 요인인 건 맞다“며 ”투자자 보호나 은행의 건전성 측면에서 IPO 이슈를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다만,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지난 15일 IPO 추진 기자간담회에서 “업비트 예수금은 별도 펀드로 은행 내부에서 국공채와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MMF) 등 고유동성 안정형 자산으로 관리한다”며 “자금이 빠져나가도 즉시 유동화 가능한 자금으로 매칭돼 있어 뱅크런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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