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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배터리 화재 대응 모범사례 만들면 한국에 더 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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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권위자 최장욱 교수 인터뷰…"중국 경쟁엔 조직력 승부해야"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최장욱 서울대 교수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지는 배터리 화재 문제에 대해 공포적 측면이 크다고 분석하면서도 "이를 잘 활용하면 시장에서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18일 말했다.

그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기업과 정부가 잘 대응해 프로토콜을 만들면 모범사례로 표준화할 수 있고 그러면 한국의 장점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배터리 화재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기술을 도입하는 방법은 성능 저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해답이 아니라고 본다며 셀의 불량을 막는 것이 일차적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보다 기술이 많이 좋아지고 사고 확률도 떨어졌지만, 통계적으로 배터리 수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화재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라며 "초반에 매를 맞으면서 많은 단련이 있는 만큼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검진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듯 빅데이터를 통해 배터리의 위험도를 조기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화재 문제도 온도가 올라간다거나 하는 전조증상이 확인되는데 이런 데이터를 축적하면 신뢰성 있는 관리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정부의 배터리 대책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만큼 대응을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면서도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터리 상태에 따라 고객에게 문자메시지가 가거나 소방 당국에 알람이 가는 등 프로토콜을 협의하는 것으로 안다"며 계속해 소통하며 체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서울대와 현대차[005380]가 공동으로 만든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소장을 맡는 등 산학 협력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최근 배터리 산업의 외부 위험 요인은 단연 중국이라며 한국이 일찍 시작해 업력을 쌓았지만, 경쟁이 버거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막대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고 후발주자의 전략도 아니다"라며 "중국이 미래 전지와 현대 전지, 공급망, 전기차, 자율주행 등 포트폴리오도 탄탄한 만큼 한국과 중국이 이차전지 분야에서 계속 처절한 경쟁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중국에 맞서 한국은 산학연이 조직력으로 뭉쳐 경쟁해야 한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새로운 정보에 일차적으로 노출되지 않고, 이런 정보는 보통 대기업이 갖고 있다"며 "때문에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이 시장의 첨예한 기술과 정렬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조직력을 발휘하려면 정보를 가진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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