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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트럼프 당선시 최대 수혜주 쌀 때 사자”… 테슬라로 달려간 서학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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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배당주를 대거 사들이다가 최근 다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식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테슬라 주가가 이달 11일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공개 후 급락하자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달 5일 선거를 앞두고 상승세를 탄 점도 사실상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는 테슬라 투심을 자극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결제일 기준 3~17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로 나타났다. 286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1755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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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진 지난달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슈드(SCHD)를 1172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하지만 투자자 관심이 점차 바뀌며 슈드는 이달 들어 순매수 4위(747억원)로 밀렸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에 대해 매도세를 보이다가 이달 11일부터 15일까지 3029억원어치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TSLL은 1861억원,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종하는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 ETF(TSLT)’는 37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나란히 순매수 순위 1~3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하자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달 10일 오후 7시(현지시각) 로보택시를 공개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별로였다. 실주행 테스트 데이터가 부족하고 양산 시기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원격 조종 의혹 등이 겹치며 로보택시 공개 다음 날인 11일 테슬라 주가는 238.77달러에서 217.80달러로 8.8% 추락했다. 이 폭락으로 테슬라는 미국 시가총액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후 17일 220.89달러로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발표 전 주가와 비교하면 7.5%가량 빠진 상태다.

테슬라가 미 대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혜주로 분류된다는 점도 서학개미를 이 종목으로 끌어들인 배경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종목 자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친환경 산업 지원 정책 후퇴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테슬라는 후발 주자들이 꺾인다면 사실상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7월 말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만 해도 지지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차이가 좁혀졌다.

미국 방송사 ABC가 이달 13일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각 50% 대 48% 지지율을 보였다. 지지율은 9월 중순 5%포인트(p)에서 2%p 차로 줄어들었다. 특히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경합주 7곳에선 49% 대 49% 동률을 보였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 당선 후 친환경 산업 지원 정책이 폐기되면, 기술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전통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지원들이 사라지면서 테슬라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테슬라 주가는 오는 23일 발표될 2024년 3분기(7~9월) 실적에 따라 한 번 더 흔들릴 수 있다. 테슬라는 이달 초 3분기 출하 대수가 46만3000대로 전년보다 6%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 상승 대비 압도적이진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에 관련 수익성과 향후 성과 등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3분기 판매 대수가 전년보다 회복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3분기 자동차 매출총이익률이 과거 4개 분기 평균(18.7%)보다 높은 19% 이상으로 상승해서 수익성도 동반 회복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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