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왼쪽 둘째)과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맨 오른쪽) 등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브리핑실에서 수사내용을 발표하기 전 자리정리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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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늘(10.18) 아침신문 1면에는 △검찰, 김건희 여사 불기소(6곳)가 가장 큰 뉴스였습니다. 이어 △한동훈 대표, 대통령실에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3곳) △북한, ‘적대적 두 국가’ 개헌(2곳) 등의 기사가 주요하게 1면에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검찰, 김건희 여사 불기소
② 시선, 클릭!
- 고독사 5060 남성
- 이번엔 ‘금귤’ 전망
- 택시 절반이 논다
- 국외항공권, 어떻게 사야하나?
③ Now and Then : 난 너에게(정수라/영화 ‘공포의 외인구단’ OST, 1986)
① 차이의 발견
# 검찰, 김건희 여사 불기소
- 검찰이 4년 반을 끌다가 어제(17일),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해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매우 내용이 복잡해 검찰의 주장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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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이치모터스 사건 개요
-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약 3년 간 도이치모터스 임직원, 주가조작 세력, 투자자문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들이 91명 명의의 계좌 157개를 동원하여 101건의 통정매매 및 기장매매 등을 통해 2000원 후반이었던 주가를 8000원까지 끌어올린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 주가조작에 사용된 계좌에 김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의 계좌가 포함돼 있고, 김 여사와 최은순씨는 이 과정에서 23억원의 매도차익을 얻었습니다. 도이치모터스의 어제 종가는 4775원입니다.
- 도이치모터스(회장 권오수)는 국내에서 독일 BMW를 판매하는 법인 중 하나입니다. 2009년 1월 도이치모터스는 상장을 시도하고, 평소 알고 지내던 김건희 여사 모녀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합니다. 그런데 상장이 되고 난 뒤,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급락합니다. 검찰은 권 회장이 기존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주가조작을 ‘꾼’들에게 의뢰했다고 봤습니다.
-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이사로 재직한 바 있습니다. 다만, 김 여사는 비상근·무보수직이었다고 했습니다.
-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관련 인물 중 한 명이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이종호씨인데,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등장한 인물입니다.
2. 23억원 버는 피해자도 있나?
- 검찰은 김건희 여사의 통장이 주가조작 과정에 사용되기는 했으나, 김 여사와 어머니는 이를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이들 모녀는 주가조작의 피해자였다는 겁니다.
- 주가조작은 1차와 2차로 나눠지는데, 2010년 10월부터 2011년 3월 김건희 여사는 최소 40차례, 20억원어치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합니다. 이 시기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그리고 2011년 3월부터 2012년 말까지,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모두 매도해 정리합니다. 그 결과, 김 여사의 총 매매 차익은 13억 9천만원, 어머니 최은순씨는 9억135만원으로, 두 사람의 매매 차익을 합하면 약 23억원이 됩니다.
3. 검찰인가, 변호인인가?
1) ‘7초 거래’ => “주가조작 모른 채 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 주가 조작 2차 주포 김아무개씨는 2010년 11월1일 공범 민아무개씨에게 ‘12시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3300원에 8만개 때려달라 해주셈’이란 문자를 보냈고, 20분 뒤 ‘매도하라’는 문자를 보냅니다.
- 7초 뒤 김 여사 대신증권 계좌에서 이들이 말한 가격과 수량이 일치하는 매도 주문이 나왔고, 민씨 명의 계좌 등에서 이를 사들입니다. 주가조작의 전형으로, 자기들끼리 사고팔아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모르고 개인투자자들이 들어오면 높은 가격에 팔고 나가는 방식입니다.
- 김 여사는 지난 7월 검찰이 핸드폰을 맡기고 경호처 사무실에서 조사를 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증권사 직원 등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직접 매매를 결정하고, 개별 거래를 할 때 권 전 회장에게 물어본 기억은 없다”
2) 블록딜 거래 => “직접 증거 없다”
- 주포 김씨가 2011년 1월 김 여사 계좌를 통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실행해, ‘왜 싸게 팔아 손실을 보게 했느냐’는 김 여사의 항의를 받자, 김씨는 김 여사에게 ‘권 전 회장과 이야기하라’고 했고, 권 전 회장으로부터 ‘괜찮다’는 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은 브리핑에서 “항의를 했다는 건 시세조종 인식의 반대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그러나 권오수 회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항의를 멈췄다면,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2023년 1월 뉴스타파 보도 등을 보면, 이 거래가 진행된 1월10일 도이치모터스 주식 종가는 6040원이었는데 블록딜 가격은 5400원이었고고, 12일 종가는 6070원이었는데 블록딜 가격은 5200원이었습니다. 블록딜은 원래 시세보다 싸게 책정되게 마련입니다. 당시 김 여사는 “먹은 것도 없는데 할인해서 넘겨줬다”며 화를 냈다고 합니다.
- 그런데 김 여사가 이 주식을 매수한 건 2010년 10월28일~11월9일로, 15억5474만원 어치를 평균 단가 3616원에 매수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은 2011년 1월10일 이전에 장내 매도하고, 나머지 절반을 1월10일과 12일에 ‘블록딜’ 매도한 것입니다.
- 종합하면, 1월 두 차례 거래를 보면, 김 여사는 주당 평균 3616원에 사들인 도이치모터스 주식 20만6천주를 두 달만에 평균 5289원에 팔았습니다. 금액으로 7억4489만원을 투자해 3억 4470만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두 달만에 수익률 46.3%입니다. 그런데도 ‘먹은 게 없다’고 하면, 애초에 얼마를 기대했던 것이고, 어떻게 그 정도의 기대를 하게 됐을까요, 이 과정에서 아무런 언지도 듣지 않았을까요
- 검찰은 이런 게 전혀 궁금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아무리 돈이 많아도 10억원이 넘는 돈을 맡기고, ‘알아서 하겠지’라며 그냥 내버려두는 건가요.
3) 김 여사 “기억 안 난다” => “10년 전 일이라 그럴 수 있다”
- 김 여사는 검찰 대면조사에서 “기억 안 난다”, “내가 이런 대화를 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 검찰은 이에 대해 “10년 전 기억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고려 안 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 김 여사는 굳이 돈을 써서 변호인을 둘 필요가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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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건희 엑셀파일’ 발견 => “잘 모르겠다”
- 주가 조작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자산운용사 블랙펄인베스트에서 문제의 블록딜 상황이 담긴 ‘김건희 엑셀파일’이 발견된 바 있습니다.
- 이에 대해 검찰은 왜 그게 거기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5) ‘BP패밀리에 김 여사 포함’ => “BP패밀리가 뭔지 모르겠다”
- ‘2차 주포’ 김씨가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를 ‘비피(BP, 블랙펄인베스트) 패밀리의 일원’이라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주가조작 세력들은 다 이 BP패밀리에 포함돼 있습니다.
- 이에 대해 검찰은 “비피패밀리가 (무엇인지 의미를) 모르겠더라고요 솔직히”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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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른 사람은 방조 유죄 => “그 사람은 전문투자자, 김 여사는 일반투자자”
- 지난 9월12일 주가 조작 항소심에서 김 여사와 마찬가지로 ‘돈줄’ 역할을 한 손아무개씨에 대해 방조 혐의로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주가조작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알고서 내버려뒀다는 것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에 개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최소한 이 혐의는 빠져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습니다.
- 그런데 검찰은 “손씨와 달리 김건희는 주식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일반 투자자”라고 말합니다.
- 그리고 이에 대해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이를 설명(변호)합니다. 김 여사가 죄가 없음을 주장하기 위해 PPT 자료까지 만들어 손씨와 김 여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합니다.
- 근거는 ‘김 여사가 주식을 잘 모른다’는 주가 조작 ‘1차 주포’ 이아무개씨와 증권사 직원들의 진술입니다.
- 그런데 일반투자자가 친분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도이치파이낸셜(도이치모터스 자회사) 전환사채(CB)를 매수하고, 자신의 주식이 블록딜에 사용되도록 하는 건가요. 이런 일반투자자도 있나요.
중앙일보 4면 그래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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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잘 했다는 검찰
- 서울중앙지검은 어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4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점심도 거르고 오후 2시까지 이어졌습니다.
- 작정을 하고 나선 것입니다.
- 조상원 4차장검사가 카메라 앞에 섰고 비공개 전환 뒤에는 조 차장과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가 답했습니다. 그런데 기자들의 질문이 왜 4시간 동안 이어졌을까요. 납득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 그럼에도 검찰은 “현직 대통령 부인을 조사했다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며, “(특검에서) 수사기록 다 까질 각오로” 열심히 했다고 말합니다.
- 수심위 열지 않은 이유 => “증거와 법리로만 판단해야 하는데, 수심위 열리면 오히려 공정성·객관성 저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레드팀’은 연 이유 => “날카로운 의견 줬고, 그 의견 바탕으로 오늘 기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었다. 정말 좋은 질문 많았다”
(서울지검은 발표 전날인 16일 서울지검 1∼4차장 검사와 증권·금융 사건 관련 부장·부부장·평검사 등 15명이 모인 ‘레드팀’ 회의를 열었습니다. 자기식구들끼리 모여, 발표 하루 전날 여는 회의를 ‘레드팀’이라 이름붙일 수 있을까요. 레드팀이란 조직 내에서 의사결정에서 의도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임무를 부여받는 것을 말하는데 말입니다. 이는 ‘내일 발표 대책회의’로 이름을 붙였어야 합니다.)
- 대면조사 왜 (일찍) 안 했나 => “솔직히 우리도 답답하다. 대면조사도 어렵사리 했다.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대면조사는 처음이다. 저는 거기에 의미 부여하고 싶다. 굉장히 노력했고, 수사 왜 안 했냐고 하면 억울한 마음이 있다”
(검찰은 어제 ‘솔직히’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썼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솔직히’라는 단어를 버릇처럼 쓰는 사람을 그리 신뢰하지 않습니다. 저도 가급적 그런 말을 안 쓰려고 노력합니다)
- 특검에서 새로운 게 나오면 => “나중에 누군가 말을 바꾸거나 하면 어쩔 수 없다. 그때 가서 진실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한겨레 4면 그래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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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3면 그래픽 |
5. 사설
한겨레 = 검찰은 끝났다
경향 = 김건희 모녀만 '도이치 면죄부', 검찰개혁 불 댕겼다
한국 = '김건희 변호인'처럼 해명하며 도이치 불기소한 검찰
동아 = ‘디올백’ 이어 ‘도이치’도 불기소… ‘산 권력’ 앞에선 작아지는 檢
중앙 = 셀프 검증 뒤 '도이치'도 불기소 … 여론 역풍 안 불겠나
조선 = 金 여사 문제 검찰 떠나 정치로, 결국 국민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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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사 5060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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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금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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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에 앞서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를 가집니다. 기자가 ‘가장 행복한 기억이 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이렇게 답합니다. “나이 들어서 늦게, 50이 다 돼서 제 아내(김건희 여사)를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 가장 기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은 진심으로 김 여사를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 취임 1년이 된 시점에 미국 공식방문에서 해당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겉치레로 ‘국민’을 이야기하기보다, 속마음을 그대로 내비치며 ‘아내’를 언급하셨습니다. 아내 사랑은 탓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무슨 희생이 따르더라도, 온몸을 바쳐서 아내를 지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 여사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실 분입니다.
오늘 노래는 정수라의 ‘난 너에게’(1986)입니다.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 OST입니다. 1980년대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난 네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1루수 오혜성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엄지의 부탁을 받고 마동탁에게 져주려고 합니다. 그래서 마동탁이 친 타구를 향해 몸을 날려 얼굴에 공을 맞고 쓰러집니다. 그러면서 그 공을 꽉 쥐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대방 주자들이 다 홈으로 들어오게끔 해 자기 팀이 경기에 패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오혜성은 시력을 잃습니다. 공을 향해 달려들 때, 오혜성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까짓 승부가 무슨 소용이야”
https://www.youtube.com/watch?v=JufBX7zRJ64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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