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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박희진 신한캄보디아 법인장 "리스크 방어로 순익 ↑…기업대출로 성장 가속" [K금융, 퀀텀점프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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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모든 공항에서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광고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됐다. 1967년 한국외환은행(현 하나은행)이 동경, 오사카, 홍콩지점을 동시 개설하면서 해외에 첫 깃발은 꽂은 지 58년 만이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금융사들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꾸준한 인수합병(M&A)으로 영토를 확장했고 점포도 늘렸다. 신사업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현지 기업들의 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시적인 부침을 겪고 있으나 그동안 뿌렸던 씨앗은 언제든 수확할 수 있는 열매로 자라났다.
최근 세계로 비상하는 ‘K산업’을 통해 또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금융당국도 금융사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각종 규제를 없애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퀀텀 점프’할 준비가 돼 있는 한국 금융사들의 글로벌 전략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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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10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신한캄보디아은행 본점에서 박희진 법인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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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캄보디아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한 곳이다. 2%대 연체율을 유지하며 리스크 방어에도 성공했다. 지난 8월 기준 연체율은 2.55%로 금융권 전체 연체율(8.15%)보다 5.6%포인트(p) 낮다. 신한캄보디아의 올해 말 목표 연체율은 2.5%다.

이러한 실적이 가능했던 건 현지 여신부문 리스크 징후를 선제적으로 파악한 덕분이다. 안전·우량자산 중심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체계를 재정비해 유기적으로 대응한 것. 앞으로도 주택 모기지 위주의 안전자산 성장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인 신한캄보디아는 박희진 법인장을 필두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월 캄보디아에 부임한 박희진 법인장은 지난 9년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한 ‘동남아 전문가’다. 2013년 신한 베트남 전략기획부장에 있었을 당시 성장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재무이사를 역임했다. 그 후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본부 부장, 신한캄보디아 이사회 의장, 신한은행 글로벌사업추진본부 부장을 거쳤다.

박 법인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고객의 부담을 낮추면서 건전성도 지킬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담보 부동산 매각을 원하는 고객의 경우 은행과 거래 중인 다수의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물건을 소개해 잠재 구매자를 발굴하는 긴급 판매 제도를 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주력 상품인 주택담보대출 판매가 부동산 시장 급랭으로 쉽지 않자 △우량 중소기업대출(SME) △기업 △금융기관 대출로 주요 타깃을 전환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약 6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일으켰다.

박 법인장은 길을 걷다 장사가 잘되는 가게가 있으면 곧바로 들어가 그 이유를 찾는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기업 대출에 집중해야 한다. 대기업은 많지 않다 보니 200만~500만 달러 규모를 지원할 수 있는 업력이 확인된 우량 중견·중소기업 및 자영업자가 주 타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캄보디아의 주요 과제는 시장 점유율 확대다. 4년간 상승세를 보였던 점유율은 최근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캄보디아 상업은행 내 시장점유율은 총자산 기준 1.09%로 전년(1.28%) 대비 0.19% 감소했다. △2019년 1.09% △2020년 1.21% △2021년 1.22%로 증가세였다.

점유율을 확장하기 위해 고객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 접목하는 것도 전략 중 하나다. 그는 “현지 주요 온라인 쇼핑몰 및 배달 앱과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마이신한포인트 제도를 만든 것도 고객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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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전 신한캄보디아은행에는 상담을 받기 위해 온 고객들로 붐볐다. (왼쪽 상단) 크메르어로 ‘신한은행은 직원은 대출 커미션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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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 플랫폼 쏠 캄보디아(SOL Cambodia)를 개선한 결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디자인 콘셉트 부문 서비스 디자인 분야에서 본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박 법인장은 “앱 안정성과 UI/UX에 대한 개선을 지속해서 고민하고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신한은행의 선진화된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벤치 마크해 더 쉽고 편안하게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답했다.

고객이 신뢰하는 은행을 만드는데도 진심이다. 신한캄보디아 영업점에는 캄보디아 어로 ‘신한은행은 직원은 대출 커미션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걸려있다. 대출 약정서에는 향후 커미션 지급 사실이 확인되면 대출을 회수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조항도 있다. 은행원으로서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다짐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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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전 신한캄보디아은행 2층 사무실에는 ‘Great Cambodia!, Great Shinhan!, Great Story!’라는 슬로건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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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캄보디아에 오자마자 ‘Great Cambodia!, Great Shinhan!, Great Story!’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큰 아픔을 겪고도 짧은 시간 내에 경제성장을 이룩해 최빈국의 지위를 벗어난 캄보디아에서 글로벌에서 큰 성과를 보이는 신한은행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보자는 의미다. 밥 법인장은 “고객이 신뢰하고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은 은행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투데이/프놈펜(캄보디아)=손희정 기자 (sonhj122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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