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주가조작 무혐의 불기소 왜?
시세조종 계좌 2개 ‘시효 완성’
1개는 직접 운용한 점 인정돼
“권오수 연락 추정 … 증거 없어”
100억 넘는 자금 댄 손씨 등은
‘전문투자자’ 강조… “여러 증거”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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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수 연락’ 추정, 증거 없어”
서울중앙지검 조상원 4차장검사와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는 17일 서울 서초구 검찰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권씨 일당의 범행 기간에 속하는 2010년 1월12일∼2011년 3월30일 주식 거래가 이뤄진 김 여사 명의의 6개 증권 계좌별로 ‘혐의 없음’ 판단한 이유를 4시간 동안 설명했다.
권씨 일당의 2심 재판부가 김 여사 계좌 6개 중 시세조종에 이용됐다고 본 계좌는 3개다. 2010년 10월20일 이전 1차 시세조종 기간에 거래된 나머지 2개는 공소시효(10년) 완성을 이유로 면소됐고, 1개는 시세조종이 아니라고 봤다.
문제의 계좌 3개 중 대신증권 계좌는 김 여사가 직접 운용했는데, ‘통정매매(사전에 시기 등을 짜고 거래)’에 이용된 점이 인정됐다. 검찰은 그중 2차례 매도 주문은 “2차 시세조종 주범, ‘주포’ 김모씨에게 주식 물량 수급을 요청받은 권씨로부터 김 여사가 어떤 식으로든 연락받고 증권사 직원을 통해 주문을 제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해당 연락의 구체적 내용, 당시 상황, 김 여사 인식 등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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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직전 김씨와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직원이던 민모씨 간 문자메시지가 있고, 주문 직후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하며 “체결됐죠”라고도 했으나, 권씨는 물론 김씨 등 김 여사 계좌 관리인 3명 모두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얘기를 한 적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2020년 1차 주포 이모씨와의 통화에선 “걔(김 여사)는 아는 게 없지”, “권오수는 건희 엄마(최은순씨)가 필요하니까, 건희한테 잘해주는 척하면서”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권씨가 자신을 믿는 김 여사에게 범행을 숨기고 단순한 추천·권유로 매도를 요청했을 가능성도 상당하다”며 “상장사 대표가 시세를 조종하는 상황이 이례적이고 투자자로선 생각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각각 블랙펄과 김씨에게 일임한 미래에셋, DS증권 계좌 2개의 거래도 2심에서 시세조종으로 인정됐지만, 검찰은 관련자 진술 등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권씨 일당이 2008년 도이치모터스의 코스닥 상장 전 유상증자에 참여한 ‘초기 투자자’ 11명 중 한 명인 김 여사의 계좌와 자금을 범행에 활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최 부장은 “막연히 ‘주식을 맡기면 잘될 것 같다’란 기대감으로는 시세조종에 대한 미필적 인식 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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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 등 방조범들, ‘전문 투자자’”
검찰은 김 여사처럼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해 ‘시세조종 범행을 알고 용이하게 했다’는 방조 혐의로 기소한 4명은 자금을 대량으로 동원해 공격적으로 투자한 ‘전문 투자자’라고 강조했다.
이 중 2심에서 방조범으로 공소장을 변경해 1심 무죄판결을 뒤집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된 손씨는 김 여사와 달리 여러 증거가 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손씨는 범행을 부인하나 김씨가 “주가 관리 사실을 알렸다”고 진술했고, 두 사람 간 문자메시지도 있다. 손씨는 주가 조작에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댔다.
최 부장은 ‘수사 지연’ 비판에 “2021년 김 여사의 1차 서면 답변에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대면 조사가 필요해 지연됐다”며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대면 조사도 처음 했는데, 수사를 왜 안 했냐고 하면 억울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검찰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 11월 김 여사 주거지와 사무실,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또 “2011년 3월30일 이후 김 여사 계좌에서 시세조종성 주문이 나온 게 없다”며 “2021년 3월29일경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견해도 있다”고 부연했다.
박진영·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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