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들도 적극적이다. 구글은 미 스타트업 카이로스파워가 가동하게 될 6~7기의 SMR에서 500MW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 구글의 첫 번째 원전 계약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미국 원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데이터센터에 20년간 공급할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콘스텔레이션은 1979년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의 상업용 운전을 2028년 재개한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오클로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SMR을 개발 중이다.
빅테크들이 원전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자명하다. 24시간 가동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실용적 대안이어서다. SMR은 발전용량과 크기가 작아 전력 수요처 인근에 구축하기 유리하다. 대규모 냉각수가 필요 없어 바다 근처에 짓지 않아도 된다.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돼도 중력이나 밀도차 등 자연의 힘만으로 원자로 냉각을 유지할 수 있어 안전성도 높다. 건설 기간 단축, 비용 절감 등 다른 장점도 많다.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40년까지 SMR 시장이 연평균 22%씩 커질 것으로 봤다. 영국 국가원자력연구원(NNL)은 2035년 시장 규모가 400조∼600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원전 르네상스의 확실한 차세대 주자다. 시장은 초기 단계다. 원전 강국들의 상용화 경쟁이 치열하다. ‘K-원전’에도 기술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를 위한 더없는 기회다. 블루오션 개척을 위해 국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K-원전 발목을 잡지 못해 안달인 일각의 저급한 행태가 그래서 더 걱정이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체코 원전 건설수주에 대한 도 넘는 비난 세례부터 그렇다. 입법부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은 “사기극” 등 막말 공세까지 불사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유세에서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가동 중인 원전을 멈추거나 재가동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 발언이 진심이라면 K-원전 발목잡기에 확실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
거대 야당이 국내외 시선도 개의치 않고 K-원전을 저주하는 고사를 지내는 판국에 관련 기업들이 어찌 SMR 기술 개발·인력 확보에 힘쓰면서 국제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겠나. 빅테크발 ‘SMR 르네상스’가 K-원전 희망이 되려면 민주당이 할 것은 따로 있다. 민주당 전임 정권 때 국가와 국민, 그리고 한국전력에 무거운 짐을 안긴 탈원전 폭주에 대한 명확한 반성과 사과다. 그런데 왜 엉뚱한 발목잡기만 하나. 마땅히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만 골라서 하니 정치 혐오증이 증폭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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