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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검찰 "김 여사 주가조작 몰랐다" 불기소…어떻게·왜 의문 투성이[박지환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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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의 뉴스톡
■ 방송 : CBS 라디오 '박지환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패널 : 김태헌 기자
노컷뉴스

서울중앙지검 조상원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정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중앙지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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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오늘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관여 의혹을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수사 착수 4년 반 만에 결국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한 건데요. 법조팀 김태헌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기자]
네 저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검찰의 불기소. 봐주기라는 비판 여론이 거셉니다. 검찰이 제시한 근거 한번 정리해 주시죠.

[기자]
먼저 서울중앙지검 조상원 4차장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서트/조상원 4차장검사]
"시세 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직접 주식 거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김 여사가 수십억원의 돈을 도이치모터스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냈고, 김 여사의 주식계좌 3개가 실제 시세조종 행위에 활용된 점 등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의 1·2심 재판에서 객관적 사실로 검증된 내용입니다.

그런데 김 여사 혐의를 입증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주가조작 범죄 행위를 알고서도 돈을 투자했는지를 밝히는 겁니다.

검찰은 수사 끝에 김 여사가 범행 자체를 몰랐고, 주범인 권 전 회장과 오랜 기간 신뢰를 쌓은 관계를 바탕으로 돈과 계좌를 단순하게 빌려준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게 큰 돈을 투자하면서 주가조작을 몰랐다는 게 쉽사리 납득이 가지는 않아요.

[기자]
네. 검찰은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오수 전 회장도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관련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다른 주가조작 선수들도 "김 여사가 주가부양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는 겁니다.

검찰이 밝힌 2021년 주가조작범들 사이 대화 녹취 등에는 김 여사를 '원 오브 뎀'이라고 지칭하거나, "아는 게 없다"고 비하하는 표현도 나옵니다.

다만 검찰도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한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실제로 검찰은 2010년 10월 28일과 11월 1일 김 여사 계좌에서 나온 총 18만주 매도 주문을 유력한 주가조작 가담 정황으로 의심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원에서 통정매매, 그러니까 주가조작 선수들이 짜고친 것으로 판단한 거래 인데요.

검찰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연락을 받고 매도 주문을 낸 것으로 의심된다"면서도 수사 과정에서의 추정일 뿐 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노컷뉴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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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그런데 같은 사건에서 투자자인 손모씨는 얼마전 항소심에서 방조 혐의 유죄를 선고받았잖아요. 같은 전주로 분류되는 김 여사 판단은 왜 달랐던 걸까요.

[기자]
우선 검찰은 손씨와 김 여사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도 주가조작 범행에 대한 인식의 차이 때문인데요.

손씨는 김 여사와 달리 주가조작 행위 주포인 김모씨와 직접적으로 시세 조종을 논의한 물증이 여럿 나왔고, 스스로 홈트레이딩시스템. HTS로 400번 넘게 매매 주문을 넣기도 했습니다. 주가조작범에게 "내가 도이치 상찍었다". 상한가 찍었다는 뜻이죠. 이렇게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조사된 데다, 손씨가 주가 조작을 알고 있었다는 주포 진술도 검찰은 확보했습니다.

이렇듯 손씨와 달리 김 여사의 경우 주식 거래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다고 검찰은 봤습니다.

검찰이 김 여사 같은 '단순 계좌주'로 분류한 게 모두 94명인데요. 대부분이 입건조차 되지 않았고 2007년 도이치모터스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일종의 초기 투자자인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 양모씨 등 몇명만 내사 사건으로 입건해 수사를 벌였는데, 이번에 모두 혐의 없음 처리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무혐의 종결까지 4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수사가 이렇게까지 늘어진 이유가 뭡니까.

[기자]
오늘 브리핑에서도 바로 그 지점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수사팀으로서는 사건을 종결하려면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김 여사 측에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대면조사가 가까스로 이뤄진 게 지난 7월입니다.

이전에는 2021년 12월에 한 번, 작년 7월에 한번. 이렇게 두 번의 서면조사가 있었는데, 2차 질의에 대한 회신이 무려 1년이 지난 올해 7월에야 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내부 레드팀 회의까지 어제 거쳐 사건을 처분한 것이라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앵커]
오늘 검찰의 불기소 처분, 파장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검찰은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엄정히 사건을 처분한 결과라고 밝혔지만 여론은 싸늘합니다.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이어 주가조작 사건까지. 김 여사 사건을 연달아 무혐의 처분한 만큼, 봐주기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내일 예정된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맹공이 예상되는데요. 이 사건의 최종 처분권을 가졌던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불기소 처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김태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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