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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법원 “‘2인 방통위’의 MBC PD수첩 과징금 부과는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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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2인 구성원, 합의제 행정기관 부합하지 않아”

방통위, 항소 검토 중 “적절히 대응”

MBC “언론자유 후퇴와 상식 파괴를 막은 판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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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MBC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린 제재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방통위가 ‘상임위원 2인 체제’에서 내린 징계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본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주영)는 17일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제재조치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이 방통위 상임위원 2인 체제에서 시행된 각종 처분에 반발해 제기된 본안소송에서 위법성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방통위는 MBC ‘PD수첩’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것과 관련해 지난 1월 MBC에 과징금 1500만원을 부과했다. MBC는 방통위가 2명의 상임위원만이 참석한 회의를 통해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 2월 행정소송을 냈다. 소송과 함께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집행정지 신청은 지난 3월 법원에서 인용됐다.

이날 재판부는 상임위원 2명의 찬성만으로는 의결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다수결 원리가 작동하는 합의제 기구로서 다양한 의견에 다다를 수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에서 정한 정원 5인의 절반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다수 구성원의 존재’라는 합의제 행정기관의 본질적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방통위법에 따라 위원 2명으로도 통과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방통위법과 방통위 회의운영에 관한 규칙에서 전제하고 있는 구성원은 “최소한 3인의 존재로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은 형식적인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제 행정기관의 핵심개념이나 다수결 원리의 전제조건이 되는 최소 3인 이상 다수 구성원의 존재와 그 출석 기회가 부여된 바탕 위에서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법원 판결은 향후 ‘상임위원 2인 체제’의 적법성을 따지는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임 김홍일 방통위원장에 이어 이진숙 방통위원장도 ‘상임위원 2인 체제’로 KBS·MBC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는데 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각각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방통위는 “판결문을 받은 후 내용을 분석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항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는 성명에서 “권력 비판 언론에 대한 심의 폭주에 제동을 건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MBC는 “언론자유 후퇴와 상식 파괴를 막은 결정적인 판결”이라며 “2인 체제 방통위의 위법성이 법원에서 명확히 확인된 것이며, 그동안 이뤄진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2인 방통위’ 적법한가…이진숙의 운명 카운트다운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9032152055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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