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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불붙은 신차 대전 ‘매력덩이’ SUV의 유혹 [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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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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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로 신차 수요가 위축됐지만, 중형·준중형급을 중심으로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 중이다. 준중형과 중형의 명확한 구분 방식은 없지만, 통상 전장(차량 길이) 4600㎜를 넘지 않을 경우 준중형으로 분류한다.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가 양분했던 SUV 시장에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가 뛰어들어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벤츠와 BMW 등 수입차 업계에서도 중형·준중형 SUV 출시에 속도를 낸다. 통상 4분기는 연말을 앞두고 가격 할인이 본격화하는 때로 완성차 업계에서는 막판 판매량 증대를 위해 고삐를 죌 전망이다.

르노·KGM, ‘쏘렌토 게 섰거라’

현대차·기아 점유율 수성 나서

매경이코노미

왼쪽부터 KGM 중형 SUV ‘액티언’, 기아 쏘렌토 연식 , 변경 모델 ‘더 2025 쏘렌토’, 르노코리아 중형 SUV 신차, ‘그랑콜레오스’. (KGM, 기아, 르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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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가 판매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SUV 신차를 잇따라 출시한다. 내수 소비 부진의 유일한 돌파구로 여겨지면서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SUV 판매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8월 기준 중형·준중형 SUV는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3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판매차량 10대 중 3대가 중형 또는 준중형 SUV인 셈이다. 전체 SUV 판매량 가운데 중형과 준중형 비율은 60%에 달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내수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상대적으로 마진이 좋은 SUV 판매에 주력한 점과 소비자 선호도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본다.

무엇보다 SUV는 완성차 업계 이익률을 결정짓는 핵심 차종으로 분석된다. SUV와 세단은 제조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SUV의 대당 평균판매가격이 더 비싸 제조사 마진이 높다. 엔진 같은 파워트레인과 인테리어 등에서 SUV 원가가 더 들 수 있지만 차량 플랫폼 공유로 실질적인 제조 비용 차이는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제조 비용 차이가 미미하지만 시장에서는 차체가 더 크고 패밀리카 수요가 많은 SUV에 일종의 프리미엄이 붙어 대당 판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당연히 주요 완성차 제조사는 SUV 판매에 각별한 공을 들인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 내수 독주를 견제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르노코리아와 KGM 간 각축전이 눈에 띈다.

르노코리아는 중형 SUV 신차 ‘그랑콜레오스’를 내놓고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그랑콜레오스는 프랑스 르노 본사가 아닌 르노코리아가 2020년 XM3 이후 4년 만에 자체 개발한 차량이다.

그랑콜레오스는 가솔린 터보 2WD, 가솔린 터보 4WD, E-테크 하이브리드 등 세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나왔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동급 최대 용량인 1.64㎾h 배터리와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시속 40㎞ 이하로 도심에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그랑콜레오스 차체 길이는 4780㎜, 휠베이스는 동급 최대인 2820㎜로 실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조수석 앞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12.3인치 대형 스크린 3개를 탑재했다. 가격은 가솔린 3495만~4345만원, 하이브리드 3777만~4352만원이다.

KGM도 중형 SUV ‘액티언’으로 왕년의 명성 회복을 노린다. 액티언이라는 차명은 옛 쌍용차 시절 2005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던 ‘쿠페형 SUV’ 1세대 액티언으로부터 이어받았다. 이번 액티언 역시 쿠페 스타일 도심형 SUV다. 쿠페형 디자인에 측면 적재부를 연장해 중형 SUV 수준 실내 공간을 갖췄다. 전장 4740㎜, 전폭 1910㎜, 전고 1680㎜로 준중형과 중형 사이 차급을 적극 공략한다.

동력 성능도 모자람이 없단 평가다. 친환경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과 3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대 토크 28.6㎏·m, 최고 출력 170마력을 낸다. 기존 엔진보다 출발 시 가속 성능이 10% 개선됐다. 연비는 복합 기준 ℓ당 11㎞다. 액티언은 KGM 창사 이래 역대 최다인 5만8085대의 사전 예약을 기록했다. KGM 관계자는 “액티언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5일 만에 780대가 판매되는 등 분위기가 좋다”고 밝혔다. 액티언은 S7과 S9 2가지 모델로 판매된다. 하위 트림인 S7 시작 가격은 3395만원이다.

이에 맞서 ‘SUV 명가’ 기아는 쏘렌토 연식 변경 모델 ‘더(The) 2025 쏘렌토’를 최근 내놨다. 쏘렌토는 국내 시장에서 올 1~8월 누적 판매 6만686대로 내수 승용차 판매 1위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더 2025 쏘렌토는 고객 선호도가 높은 안전·편의 사양 고급화에 주력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규 사양인 스티어링 휠 진동 경고(햅틱)와 선바이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이 전 트림에 적용됐다. 선택 사양으로 운영하던 디지털 키 2, 지문 인증 시스템 등을 시그니처 트림부터 적용했다. 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3605만~4464만원, 1.6 하이브리드 3885만~4929만원.

현대차는 싼타페 연식 변경 모델 ‘2025 싼타페’를 최근 출시하고 점유율 방어에 나선다. 2025 싼타페는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현대 스마트센스를 기본 적용하는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대폭 보강했다. 프레스티지 플러스 트림을 신설해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제공한다.

대형 SUV 시장을 휩쓸었던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도 연내 등장한다. 파워트레인은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 중인 2.5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가 추가되면서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기존 3.8ℓ 가솔린은 3.5ℓ 가솔린 터보 모델로 대체되고, 2.2ℓ 디젤 모델은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따라 단종된다. 내부에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팰리세이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TMED-2’로, 구동과 발전 역할을 담당하는 2개 전기모터와 2.5ℓ 가솔린 터보가 조합된 게 특징이다. 기존 모델 대비 출력과 효율성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존 7~8인승 구성에 9인승 트림이 추가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9인승 모델이 나오면 버스전용차로와 각종 세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전기 SUV ‘아이오닉9(가칭)’도 이르면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아이오닉 시리즈 최상위 모델이 될 아이오닉9은 구체적인 배터리 성능이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아 대형 전기 SUV ‘EV9’보다 성능이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9호 (2024.10.09~2024.10.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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