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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금리 내렸는데 채권 수익은 '뚝'…3배 레버리지 개미는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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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이후 시장 금리가 오히려 반등하면서 채권 투자들의 손실이 이어진다. 특히 금리 인하 국면에서 자본이익을 노리고 장기채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매수한 투자자들은 금리 반등으로 인해 더 큰 손실에 직면했다. 금리 방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기존 5.25~5.5%에서 4.75~5%로 0.5%포인트 인하한 이후 한 달 동안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713%에서 4.038%로 0.325%포인트 상승했다. 연준의 빅컷 발표 전인 지난달 16일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3.618%까지 하락했는데 이후 시장 금리가 다시 반등하더니 지난 10일에는 4.094%까지 되돌림했다. 최대 반등폭은 약 0.5%포인트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 목표치를 3.4%로 제시했다. 올해 연말까지 0.5%포인트 추가 인하하고 내년에는 1%포인트를 내린다는 계획이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시장 금리가 먼저 반응하면서 선제적으로 움직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빅컷 결정 이후 인플레이션 등 경제지표가 여전히 견조하게 나오자 인하 사이클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11월 FOMC에서도 연속 빅컷을 기대하기도 했으나 경제지표가 발표된 이후 실망 매물이 나오며 금리 되돌림을 가속화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채권시장은 베어 스티프닝(장기채 금리가 오르는 현상)을 시현했다"며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한 가운데 주간 고용지표 부진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며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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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채 3배 레버리지 ETF(TMF)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금리 인하를 기대한 국내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더 높이기 위해 미국 장기채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매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9월16일~10월15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은 미국 장기채 3배 레버리지로 유명한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져리 불 3X 셰어즈'(티커 TMF)다. 이 기간 약 9231만달러 어치(1260억원)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장기채 금리가 반등하면서 TMF는 지난달 17일 고점(64.33달러) 대비 약 18.5% 하락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화가 민감하게 나타난다. 장기채에 레버리지를 적용하면 웬만한 주식 못지 않은 가격 변동성을 보이기도 한다. 레버리지는 변동성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누적되는 만큼 자산의 수익률이 횡보하는 구간에서는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장기채의 경우 당분간 유의미한 금리 하락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아 특히 레버리지 투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관건은 향후 미국의 경기와 금리 인하 강도다.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 하에서는 급격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한된다. KB증권은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경우 10년물 금리 예상 범위를 3.8~4.2%로 제시했다. 현대 금리는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수준이지만 하락의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 동안 실업률의 오름세는 걱정스러우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여전히 낮다"며 "주택시장의 회복이 지속된다면 연착륙 전망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9월 전망대로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채권 수익률이 지금보다 더 낮아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반영된 기준금리 경로는 11월과 12월에 0.25%포인트씩 인하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미국채 장단기 금리는 현재 수준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기 어려우며 이에 따라 금리 변동성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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