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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선거와 투표

“유명 정치인 다 다녀간 이런 군수선거 처음”…역대급 투표율 ‘영광’[10·16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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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서 민주·조국혁신·진보 양보없는 3파전
당 대표들 나서면서 중앙정치 좌우하는 큰 판


경향신문

군수 재선거가 진행된 16일 오전 전남 영광군 해룡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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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를 뽑는 선거가 이렇게 치열한 것은 생전 처음보요. 전화가 빗발치는데 투표를 안 할 수가 있겄소?”

16일 전남 영광군 영광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김모씨(81)는 아침 일찍 투표를 마쳤다고 했다. 영광 염산면에 사는 김씨는 “주변에서 다들 ‘이번 선거는 (투표함을) 까봐야 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영광에서는 전임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아 물러나면서 이날 군수를 다시 뽑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무소속 등 4명이 출마한 영광군수 재선거는 ‘역대급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후보들 간 치열한 경쟁이 막판까지 이어지면서 각 당 대표들까지 총 출동하는 ‘전국구 선거’로 부상했다.

영광터미널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씨(67)는 “당 대표들을 비롯해 유명한 정치인들은 거의 다 영광을 다녀갔다”면서 “대통령 선거보다 더한 선거운동이 펼쳐지니 사람들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영광은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교육감을 선출하는 서울시와 군수와 구청장을 뽑는 전국 4곳의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영광군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투표를 마쳤다. 영광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주민은 1만9484명으로 전체유권자(4만5248명)의 43.06%를 차지하고 있다.

본 투표일인 이날도 영광에서는 ‘투표 열기’가 이어졌다. 영광읍 제2투표소가 설치된 영광공업고등학교에는 투표를 하려는 주민들이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사전투표를 포함한 전체 투표율도 오후 3시 기준으로 63.9%를 넘기며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민주당 텃밭인 전남에서 영광은 지방자치단체 도입이후 치러진 8번의 군수선거에서 무소속이 3번이나 당선됐다. 4회(2006년)와 6회(2014년), 8회(2022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계 후보를 따돌렸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이런 틈새를 파고들며 총력전을 펼치자 민주당도 ‘텃밭 사수’를 위해 당력을 집중했다. 영광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50대는 “영광은 그동안 무소속 후보들이 많이 당선됐던 지역”이라면서 “선거가 치열해진 것은 이런 배경도 있다”고 했다.

지역을 이끌 군수를 뽑는 선거가 중앙정치에 휘둘리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김모씨는 “이번 군수 선거는 ‘중앙정치’가 좌우하는 큰 판이 됐다”면서 “당 대표들이 나서면서 선거 기간 유세에서도 (군수)후보들은 제대로 말도 못하며 지역이 오히려 소외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씨(60는 “군수 자질보다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당 후보에 투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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