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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尹 "근처도 못오게 했다"는데…자꾸 꼬이는 명태균 해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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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필리핀·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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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이 오히려 더 큰 논란을 일으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용산 내부에서조차 “정확한 사실관계를 모른 채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명씨가 페이스북에 과거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자 즉각 해명했다. 특히 명씨가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하자 김 여사가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며 ‘오빠’라는 호칭을 쓴 것에 대해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김 여사와 명씨의 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가족의 국정 개입 의혹’이란 또다른 문제를 일으켰다.

야당에선 “남편 오빠면 (윤 대통령은) 바보가 되고 친오빠면 농단이 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고, 명씨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내일은 공적 대화를 올려줄까. 카톡 캡처가 2000장이 더 있다”며 반발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을 ‘아저씨’라 부른다. 실제 친오빠와 명씨의 사이도 좋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그런 해명을 국민이 믿어줄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했다.

앞서 지난 8일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과 명씨의 관계에 대해 밝힌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대선 전 “명씨와 두 번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명했는데, 당일 윤 대통령과 명씨가 네 번 이상 만난 정황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며 “어설픈 해명”이란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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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가 15일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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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에 대한 대통령실의 로키(low key) 대응을 두고 여권에선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 부부, 특히 김 여사와 명씨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대통령실 참모들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명씨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은 명확하다. 대선 전 만남을 가졌지만, 정치 브로커란 생각에 거리를 두었고, 정부가 출범한 이후 관계를 단절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명씨를 국정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 여사와 관련해선 상황이 다르다는 게 용산 내의 공통된 전언이다. 참모들이 김 여사에게 명씨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을 하기가 어려운 여건이라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 8일 해명 때도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는 빼고 윤 대통령 관련 입장만 나가지 않았느냐”며 “여사와 가까운 인사들도 명태균씨 논란을 여사에게 쉽게 물어보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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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부산 금정구 옛 롯데마트 사거리에서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마지막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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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 대통령실 내 대선 캠프 초기 멤버들이 대부분 빠진 것도 명태균 논란에 정확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수차례 물갈이를 거치며 현재 용산 정무라인 대부분은 대선 캠프 때의 사정을 잘 모르는 인사들로 채워졌다. 여기에 16일 재보궐 선거까지 겹치며 대통령실이 명태균 논란에 저자세 대응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 여권 내의 종합된 평가다. 한 용산 참모는 “명씨 논란에 대해 처음부터 별로 크게 보지 않았다. 그게 판단 미스”라고 했다.

대통령실 내에선 명씨 주장에 적극 반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명씨를 연결고리로 이른바 ‘김건희 라인 참모’에 대한 물갈이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불쾌감도 상당하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 측에서 김 여사 라인이라 말하는 이들 대부분은 애초 윤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인사들”이라며 “한 대표도 잘 아는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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