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아마존·멕시코퍼시픽 등 27조원 상당 美기업 투자 유치 발표
주춤하던 中 직접투자도 다시 증가…IMF "성장률은 둔화" 전망 내기도
환하게 웃는 멕시코 대통령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 속에 명목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한국을 앞지를 정도로 경제력을 키운 멕시코가 미·중 갈등 국면에도 실리를 챙기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미국·멕시코 최고경영자(CEO) 대화 참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를 향한 미국 기업의 투자가 이어진다"며 "지금까지 합의된 투자액은 200억 달러(27조원)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날 회견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로의 투자가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인지에 대한 방증"이라며 미국 기업들의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 글로벌 크루즈 선사인 로열캐러비언, 에너지 업체 멕시코퍼시픽 등 투자유치 기업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세라 베어스토 멕시코퍼시픽 대표와 수잔 클라크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도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투자자들에게 법적 확실성을 제공하기 위해 장관급 신설 기관인 디지털변혁청을 통한 제반 금융 관련 절차 간소화·투명화를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경제인 간 만남은 투자에 대한 신뢰 제고와 더불어 양국 번영과 복지향상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외국인 직접 투자 증가라는 숫자가 아니라 (투자를 계기로) 가장 적게 가진 사람이 모든 필요를 충족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 대통령, 미국 투자유치 기자회견 |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 업계에서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는 멕시코 판사 직선제에 대해 "미국 기업인, 다른 어떤 나라의 기업인도 사법 개혁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며 "사법부에 존재하는 부패와 연고주의 근절을 통해 멕시코 투자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는 또 2026년 이행사항 재검토를 앞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지속 가능성을 재차 역설하면서도, 중국의 미국 관세정책 우회를 통한 '과실 따먹기'에 대해선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아시아로부터의 수입이 자동차 산업에서 USMCA에 왜곡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며 "USMCA는 미국과 멕시코 간 경쟁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을 보완하고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대통령의 이 발언은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예고'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공화 어느 쪽이든 차기 미국 정부가 중국의 간접 수출·투자에 대해 공세적인 전략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USMCA 6년 차 재협상 조항 발동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중국에 문을 내준 멕시코를 향해 으름장을 놓고 있다.
멕시코시티 차이나타운 |
멕시코는 그러나 미국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과는 별개로 중국의 직접투자(FDI) 대상지로 계속 주목받고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과 경제부 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對)멕시코 FDI는 2억3천500만 달러(3천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5천900만 달러(2천170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고로 꼽히는 2022년 상반기 5억7천만 달러(7천78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10년 새 2∼3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지 일간 엘에코노미스타는 "합작법인 설립이나 기타 절세를 위해 정부 공식 수치에 포함되지 않는 방식으로 투자되는 중국 외자 규모는 훨씬 크다는 게 경제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생산 능력 제약과 긴축 통화 정책"이라는 악재를 부각하며 멕시코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 1.5%에서 다소 둔화(1.3%)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alde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