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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외부 법조·기업윤리 전문가도 삼성 위기 논해...커지는 JY 결단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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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쟁력 회복 위한 전문가 조언

컨트롤타워 부활, 원활한 조직 소통, 자부심 회복 등 최우선 과제로

JY 등기이사 복귀로 지배구조 개선, 시장 신뢰회복 효과

아주경제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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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위기설에 휩싸였다. 다시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지 아니면 일본 전자기업들처럼 추락할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위기'라는 말은 삼성전자 안팎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고, 실제로 반도체와 가전 등 주력 사업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애플·TSMC·SK하이닉스는 물론 중국 기업의 거센 도전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15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삼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내 최대 기업이지만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 변화, 경험하지 못한 노조의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 약화, 인재 영입 어려움과 기술 유출 등 사면초가의 어려움에 놓여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외형적인 일등을 넘어 존경받는 일류 기업으로 변화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라며 "경영도 생존과 성장을 위해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위기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혁신의 삼성'이라는 본래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미전실 해체로 경영 판단 분산···유연한 대응 위한 필요성 커져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이 위원장이 언급한 세 가지 핵심 요소인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원활한 조직 소통, 자부심과 자신감 회복 등은 삼성전자가 근원적인 경쟁력을 회복해서 미래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변화를 촉구하는 중요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재계 핵심 관계자는 "과거 미래전략실은 삼성전자 그룹 차원에서 큰 의사 결정에 대해 빠르고 효율적인 판단을 위한 핵심 역할을 했다"며 "미래전략실 해체 후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면서 중요한 경영 판단이 분산되고 그룹 전체 방향성을 일관되게 조율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컨트롤타워 부활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빅테크 기업이 글로벌 경제 환경, 기술 발전, 노동 환경 변화 등에 스타트업처럼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중앙에서 모든 전략을 관리하고 조율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컨트롤타워가 재건되면 각 계열사를 자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그룹 전체적인 큰 방향성을 하나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1등 반도체 기업이 되도록 이끈 이건희 선대회장도 전략기획실에서 미래전략실로 이어지는 그룹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한 바 있다.

◆소통 부족이 HBM 대응 실패 근본적 원인···혁신 속도 향상 주문도

이 위원장은 삼성 내부 소통 문제를 지적하며 조직 소통을 막는 장막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계층 간 소통 단절과 부서 간 협력 부족 문제 등을 의미한다.

소통이 부족하면 조직 내 혁신과 창의성이 억제되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기 어렵게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도 실현하기 어렵고 경영진과 직원 간 신뢰도 함께 약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 주력이 레거시 D램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임직원 간 소통 부족으로 시장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원활한 조직 소통은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에선 필수적인 과제"라며 "임직원 간 벽을 허물고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서로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문제 해결 능력과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떨어진 삼성 직원 자부심···리더십으로 인재 유출 막아야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국내 최대 기업이라는 위상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몇 년간 여러 사업 리스크와 대내외 도전으로 인해 직원들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약화된 상황이다. 이에 이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과거 삼성의 어떠한 선언이라도 시대에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폐기하고, 사법 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 있게 벗어나야 한다"며 "구성원들에게 '우리는 삼성인'이라는 자부심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직원들 마음가짐을 바꾸자는 것을 넘어 강성 노조와 인재 유출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업무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삼성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신뢰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변화가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경쟁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JY 등기이사 복귀, 지배 개선과 신뢰 회복 '일거양득'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책임 경영 강화와 지속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게 학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를 통해 경영 전반에서 책임성과 투명성을 향상하고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등기이사 복귀로 인해 이 회장은 단순히 상징적 역할을 넘어 법적 책임을 지는 경영자로서 다시 자리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와 계열사 주요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경영자 역할을 명확히 하면서 삼성의 장기적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표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과거 이 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재직하면서 미국 '하만' 등 대규모 인수합병을 직접 지휘한 바 있다.

등기이사 복귀로 이 회장이 삼성전자 공식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 투명하게 참여하게 되면서 삼성전자 지배구조가 한층 개선되는 효과도 거둘 전망이다. 이는 준감위가 강조하는 책임경영 실천과 맞물려 투명한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중요한 단계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삼성의 실질적 총수로서 그룹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등기이사 복귀로 이 회장 리더십이 더 공식화되면서 조직 안정감을 높이고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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