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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삼성, 엔비디아 HBM3E 퀄테스트…사실상 불발 수순[삼성전자 HBM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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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E 주요 고객사 사업화 지연" 공식 인정

SK하닉, 엔비디아에 HBM3E 8단 이어 12단도 공급

"삼성전자, 반전 일으키려면 HBM4 시장 노려야"

뉴시스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4' 행사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HBM3E'에 친필 사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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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1년 넘게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HBM3E 제품이 늦어도 올 3분기 중에는 테스트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통과하지 못하면서 연내 통과가 힘들다는 관측이 유력시된다.

이미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E 8단 및 12단 제품을 납품하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의 HBM3E 납품은 실익도 적은 상황이다. HBM 시장은 해마다 주력 제품이 바뀌는데 내년 이후에는 HBM4 시장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3E 대신, 곧바로 HBM 6세대인 HBM4 납품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 HBM3E 납품이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들린다.

만에 하나 연내 퀄테스트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내년 4분기에 엔비디아가 차세대 HBM4를 탑재한 AI 가속기 '루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 입장에선 HBM3E 납품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HBM3E 엔비디아 납품은 이제 지연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납품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며 "삼성전자가 HBM3E 대신 차세대 HBM4 납품에 매진하는 것이 순서상으로도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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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달 초 3분기 잠정 실적 설명자료에서도 감지됐다. 삼성전자는 이 자료에서 "HBM3E의 경우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와의 사업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 4세대 제품인 HBM3 8단 제품은 일부 납품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밀려 '3차 공급사'로 알려졌다. 그나마 HBM 5세대인 HBM3E는 8단과 12단 모두 아직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HBM3E 8단을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4분기에 12단을 공급하기로 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에 들어가는 HBM3E 12단의 경우 SK하이닉스는 이미 양산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설령 삼성전자가 뒤늦게 HBM3E 퀄테스트를 통과한다고 해도 SK하이닉스와 납품 시간차가 벌어져 납품으로 얻는 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납품이 불발된 배경은 HBM 시장 대응이 상대적으로 늦은 데 주 원인이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2020년 7월 HBM2E(3세대), 2022년 6월 HBM3(4세대)를 차례로 먼저 양산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과거 HBM의 수익성을 낮게 판단하고 관련 조직을 축소하는 등 투자를 줄인 점을 패착으로 꼽는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기술 격차는 1년 이상 벌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업체로 이 공급망에서 배제된다는 것은 HBM 주력 시장을 잡지 못한다는 의미다. 엔비디아의 올해 HBM3E 점유율은 글로벌 시장에서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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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력의 삼성전자가 HBM3E 대신 HBM4 시장을 선점하는데 총력전을 펴며 사장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엔비디아가 내년 4분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는 HBM4 8개가, 2027년 출시 예정인 '루빈 울트라'에는 HBM4 12개가 탑재된다. 그만큼 루빈이 AI 가속기 수요를 장악할 수 있고, HBM 특수가 더 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이 HBM4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는 전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HBM3E로는 삼성전자가 납품 지연에 따른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힘들 수 있다”며 "이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 중심의 HBM4에 주력하는 게 현실적이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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