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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캐나다-인도, 갈등 격화…상대국 외교관 6명씩 ‘맞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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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캐나다서 시크교 분리주의자 암살 계기

트뤼도, 암살 배후로 인도 정부 요원 지목

지난해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피살사건을 계기로 대립해온 캐나다와 인도가 상대국 외교관을 추방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캐나다 외무부는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주재 인도 고등판무관 및 영사관 직원 등 6명에 추방 통지를 했다고 밝혔다. 해당 관리들이 시크교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폭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다. 캐나다 외무부는 시크교 분리주의자 피살사건 수사와 관련해 이들 외교 관리의 면책 특권 포기를 요청했으나, 인도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며 추방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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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도 즉각 맞불을 놨다. 인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캐나다 외교관들의 신변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며 스튜어트 로스 휠러 고등판무관 대행을 비롯한 6명의 캐나다 외교관에게 추방을 통지했다고 발표했다.

양국 간 외교 갈등은 지난해 6월 캐나다 국적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인 하디프 싱 니자르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복면을 쓴 괴한들에게 총격당해 사망하면서 비롯됐다. CNN에 따르면 시크교는 주로 인도 펀자브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종교로서, 인도를 제외하고선 캐나다가 가장 큰 시크교 공동체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는 캐나다로 이주해 펀자브 독립 등 분리주의 운동을 벌이는 일부 시크교도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있다.

당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나자르 암살 배후로 인도 정부 요원을 지목하며 인도 외교관 한 명을 추방했다.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RCMP)은 나자르 살해 혐의로 캐나다에 거주하는 인도인 4명을 기소한 상태다. 의혹을 전면 부인한 인도 역시 자국 주재 캐나다 외교관을 추방하고 캐나다인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하는 등 맞불을 놨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도 정부 요원들이 캐나다 대중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활동에 계속 관여해오고 있다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살인, 강탈, 기타 폭력 행위는 법치주의를 지지하는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마이크 두헤메 RCMP 국장은 "조사 결과 캐나다에 있는 인도 외교관과 영사관 직원들이 인도 정부를 위해 자신의 공식 직위를 바탕으로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한 정보 수집 등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남아시아 커뮤니티 구성원을 표적으로 삼는 데 사용된다"고 밝혔다. 인도는 "캐나다 수사당국이 증거를 공유하지 않았다"며 "그들의 안전 보장 의지를 믿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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