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당부하며 자신의 가족 등에게 문서 유출해”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방침이다.
박대성 사건 보고서. 연합뉴스 |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전남경찰청 소속 A 경감과 순천시 소속 B 사무관을 수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신상정보공개결정이 내려지기 전 온라인상에 박대성의 이름과 나이, 사건 개요 등이 담긴 경찰 문서와 시청 문서가 유출된 경위를 파악한 끝에 각 보고서의 첫 유출자를 파악했다.
경찰관인 A 씨와 안전 관련 부서 공무원인 B 씨는 길거리에서 살인 범죄가 발생한 것을 알게 되자 안전 등을 당부하며 자신의 가족 등에게 해당 문서를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 유출 내용이 온라인에 게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추가 유출자 여부 등을 조사하고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박 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0시 43분쯤 순천시 조례동 한 주차장에서 C 양(17)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C 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한 C 양은 경찰 공무원이 되기 위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꿈 많은 소녀였다.
그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약을 사러 나갔다가 돌아오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범행 당시 박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인 찜닭집에서 소주 4병을 마시고 주방용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경찰 조사에서 박 씨는 "식당에서 나온 뒤부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흉기를 소지한 박 씨는 30분간 가게를 들락날락했고, 가게 앞 인도에서 흉기를 몸 뒤편에 숨긴 채 택시기사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곳을 지나던 C 양을 발견한 박 씨는 800m 가량 뒤쫓아가 흉기로 살해한 뒤 달아났다.
박 씨가 불특정 다수를 범행 대상으로 물색하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그는 범행 당시 신고 있던 슬리퍼가 벗겨지자 버려두고 본인 가게 방향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흉기를 버리고 맨발로 돌아다니다 폐쇄회로(CC)TV에 여유롭게 웃는 모습이 찍혔다.
박 씨는 맨발로 호프집과 노래방 등을 돌아다니다 자신의 가게로 돌아와 다시 운동화로 갈아신고 일대를 활보했다.
박 씨는 범행 장소에서 벗어난 뒤 총 1.5㎞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주차된 차량을 발로 차다 차주인과 시비가 붙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수단의 잔인성·국민의 알권리·중대한 피해 등을 고려해 박대성의 신상·머그샷 얼굴 사진을 지난달 30일 전남경찰청 누리집에 공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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