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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가족·지인들에 밤길 조심하라고”…‘박대성 사건’ 보고서 유출자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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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당부하며 자신의 가족 등에게 문서 유출해”

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30)에 대한 상황 보고서가 경찰관과 공무원에 의해 외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방침이다.

세계일보

박대성 사건 보고서. 연합뉴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전남경찰청 소속 A 경감과 순천시 소속 B 사무관을 수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신상정보공개결정이 내려지기 전 온라인상에 박대성의 이름과 나이, 사건 개요 등이 담긴 경찰 문서와 시청 문서가 유출된 경위를 파악한 끝에 각 보고서의 첫 유출자를 파악했다.

경찰관인 A 씨와 안전 관련 부서 공무원인 B 씨는 길거리에서 살인 범죄가 발생한 것을 알게 되자 안전 등을 당부하며 자신의 가족 등에게 해당 문서를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 유출 내용이 온라인에 게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추가 유출자 여부 등을 조사하고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박 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0시 43분쯤 순천시 조례동 한 주차장에서 C 양(17)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C 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한 C 양은 경찰 공무원이 되기 위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꿈 많은 소녀였다.

그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약을 사러 나갔다가 돌아오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범행 당시 박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인 찜닭집에서 소주 4병을 마시고 주방용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경찰 조사에서 박 씨는 "식당에서 나온 뒤부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흉기를 소지한 박 씨는 30분간 가게를 들락날락했고, 가게 앞 인도에서 흉기를 몸 뒤편에 숨긴 채 택시기사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곳을 지나던 C 양을 발견한 박 씨는 800m 가량 뒤쫓아가 흉기로 살해한 뒤 달아났다.

박 씨가 불특정 다수를 범행 대상으로 물색하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그는 범행 당시 신고 있던 슬리퍼가 벗겨지자 버려두고 본인 가게 방향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흉기를 버리고 맨발로 돌아다니다 폐쇄회로(CC)TV에 여유롭게 웃는 모습이 찍혔다.

박 씨는 맨발로 호프집과 노래방 등을 돌아다니다 자신의 가게로 돌아와 다시 운동화로 갈아신고 일대를 활보했다.

박 씨는 범행 장소에서 벗어난 뒤 총 1.5㎞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주차된 차량을 발로 차다 차주인과 시비가 붙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수단의 잔인성·국민의 알권리·중대한 피해 등을 고려해 박대성의 신상·머그샷 얼굴 사진을 지난달 30일 전남경찰청 누리집에 공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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