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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삼성전자 시가총액 120조 줄어… 반도체, 환란 같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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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장관 5인의 진단과 제언

“삼성 위기,인텔과 달라 극복 가능”

“보조금-세제지원 ‘큰 판’ 벌여야”

“송전망 등 전력 인프라 확충 시급”

동아일보

“현재 국내의 반도체 상황은 ‘외환위기 차원의 위기입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최근 (석 달 동안) 약 120조 원 줄었습니다. 반도체 산업이 무너지고 패권을 뺏긴다면 국가 안보에도 위기가 닥칠 겁니다.”(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미국 대만 중국 등 치열한 반도체 기술 경쟁 속에서 반도체 강국 지위 유지를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 세제 지원과 전력 등 인프라 확충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1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마련한 특별대담에 참석한 전직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5인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양질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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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장관 5인이 4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특별대담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한국의 과제’에 참석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양질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 이창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종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부터).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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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특별대담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한국의 과제’에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윤상직 성윤모 이창양 전 산업부 장관, 이종호 전 과기정통부 장관이 참석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발전과 도약을 위한 제언을 내놨다.

주제 발제를 맡은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중국 기업의 거센 반도체 기술 추격을 우려했다. 특히 한국이 경쟁력이 높은 메모리 분야에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기업이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경계했다. 황 교수는 “향후 (중국 수입이 제한된)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및 관련 기술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해 한국이 후발 국가 대비 보유한 D램 분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 위기론에 대한 제언도 쏟아졌다. 이창양 전 장관은 “삼성은 현재 ‘개방형 혁신’에 취약한 듯 보인다”면서 “삼성은 여전히 막강한 저력을 갖고 있다. 환절기 감기가 폐렴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선 내부 정리 또는 새로운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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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장관은 “삼성의 위기는 인텔과는 다르고 극복할 수 있다”면서도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전 장관은 “모든 기술을 한 회사에서 개발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가 출연연, 대학 연구소 사이의 장벽을 낮춰서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직 장관들은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윤모 전 장관은 “미국은 반도체·과학법에 527억 달러(약 71조 원)를 지급하기로 했고, 중국도 올해에만 약 3000억 위안(약 57조 원) 이상을 반도체 기업에 쏟아붓고 있다. 현재의 지원 조건이나 기간을 확대하고, 보조금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호 전 장관도 “직접 보조금, 금융 지원, 세제 지원을 종합적으로 묶어 ‘큰 판’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용수 등 반도체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책적·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체되고 있는 송전망 건설을 조속히 완공하고, 신규 원전 건설과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조기 상용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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