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5 (화)

[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螢雪之功(형설지공)(반딧불이 형, 눈 설, 어조사 지, 공 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유래: 중국 진서(晉書)의 차윤전(車胤傳)에 나오는 일화와 진(晉)나라 학자 손강의 고사에서 유래했습니다. 먼저 차윤전에는 ‘차윤은 공손하고 부지런하며 널리 배우고 다방면에 통했는데, 집이 가난하여 항상 기름을 얻을 수 없자 여름철 명주 주머니에 수십 마리의 반딧불이(螢)를 넣어 책에 비춰 가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책을 읽어 마침내 이부상서가 되었다’는 일화가 나옵니다. 또 문선(文選)에는 ‘진나라 손강은 마음이 맑고 깨끗하여 사귀는 것과 노는 것이 뒤섞이지 않고 순수하였으나 집이 가난해 기름을 살 돈이 없다 보니 겨울밤이면 하얀 눈(雪)에 비춰 책을 읽었고, 뒤에 벼슬이 어사대부에 올랐다’는 고사가 나옵니다. 차윤의 반딧‘불’과 손강의 ‘눈’이 합쳐지면서 ‘형설지공’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겼습니다.

● 생각거리: 위의 두 이야기에서 글방의 창문을 ‘형창(螢窓)’이라 하고, 공부하는 책상을 ‘설안(雪案)’이라 하는 ‘형창설안(螢窓雪案)’이란 사자성어도 유래했습니다. 형설지공을 ‘형설’로 줄여서 쓰기도 합니다. 인간은 누군가 큰 공적을 이뤘을 때 그 공적의 위대함보다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더 감동하곤 합니다. 노력의 가치를 아는 까닭이지요.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을 이기지는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재능으로 성공한 사람보다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이 훨씬 많지요. 이런 점에서 형설지공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 실패했을 때 남과 세상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는가를 살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